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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Fisheries Jurisdiction 사건 (West Germany v. Iceland, 1974. 7. 25. 판결) 본문

25. Fisheries Jurisdiction 사건 (West Germany v. Iceland, 1974. 7. 25.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 10. 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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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아이슬란드가 영해 기선 기준 50 해리까지를 배타적인 어업 수역으로 선포하고 독일 어선의 조업을 금지한 조치에 대해 독일과 영국이 국제법상의 근거가 없으며 아이슬란드 근해 주변의 어족 자원 보호 조치는 관계국과의 합의에 의해 수립되어야 한다고 각각 제소한 사건이다.

 

아이슬란드는 연근해의 어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어업 국가로서 연근해의 어장 확보와 어족 자원의 보호는 국가적인 과제였다. 이에 대한 아이슬란드의 국가적인 관심은 20세기 들어 어선과 어획 장비의 발전으로 인해 영국, 독일 등 주변 국가의 어선이 아이슬란드 연근해까지 진출하여 활발한 어획 활동을 전개하게 되자 더욱 고조되었다. 아이슬란드의 관심은 구체적으로 외국 어선의 조업을 금지하고 자국 어선이 배타적으로 어획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영해 범위를 확장하는 한편 영해에 접속한 해역에 배타적인 어업권을 설정하려는 시도로 실행되었다.

 

1951년 Fisheries 사건에서 ICJ가 노르웨이의 직선 형태의 영해 기선을 적법하다고 판결하자 아이슬란드도 최단(最端) 도서나 암초를 연결하는 직선 기선을 설정하고 이로부터 폭 4해리의 배타적 어업 수역을 선포하였다(당시 영해 폭은 3해리). 이에 대해 독일과 영국측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1958년 제 1차 UN 해양법 회의가 제네바에서 개최되었으나 관심 사항이었던 영해 폭과 배타적 어업 수역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에 실망한 아이슬란드는 1958년 6월 30일 영해 기선 기준 폭 12 해리의 배타적 어업 수역을 설정하고 동 구역내 외국 어선의 어로 활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하였다(이하 1958년 규정). 독일과 영국은 이 규정에 반대하였다. 다만 독일은 양국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자국 어선들의 동 구역내 출입을 금지시켰다. 영국과 독일은 1958년 규정을 둘러싼 아이슬란드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각각 아이슬란드와 양자 협의를 개시하였다.

 

아이슬란드는 전적으로 어업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어업 수역 확장 조치는 합법적이고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영국과 독일은 아이슬란드의 어업에 관한 특별한 상황을 인정할 용의는 있으나 어업 수역을 일방적으로 확대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1961년 3월 13일 영국과 아이슬란드는 1958년 규정을 용인하는 내용으로 합의하였으며 독일은 같은 내용으로 1961년 7월 19일 합의하였다. 외교 공한 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진 양국간 합의의 주요 골자는 아이슬란의 12 해리 배타적 어업 수역 인정, 1958년 규정상의 직선 영해 기선 인정, 경과 기간(3년) 동안 영국, 독일 어선의 배타적 어업 수역 내 조업 용인, 단 경과 기간중 12~18 해리 구역 내 특정 어장에서의 조업은 금지 등이었다. 또한 아이슬란드는 어업 수역의 추가 확장에 대해 계속 강구할 수 있으나 확장 6개월전에 독일, 영국에게 사전 통지하여야 하고 어업 수역 확장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방 당사국의 요청에 의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이하 1961년 공한 합의).

 

1972년 2월 15일 아이슬란드 의회는 어업 수역을 1972년 9월 1일부로 영해 기선 기준 50해리로 확장한다는 결의를 채택하였고 이는 즉시 영국과 독일에 외교 경로를 통해 통보되었다(이하 1972년 확장 조치). 의회 결의 이전인 1971년 8월 31일 아이슬란드 외교부는 영국과 독일에 배타적 어업 수역을 대폭 확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1972년 9월 1일전 시행될 것이라고 통보하기도 하였다. 영국과 독일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ICJ 제소 가능성을 지적하였다.

 

영국과 독일은 1972년 확장 조치에 반대하고 아이슬란드에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진전이 없자 영국은 1972년 4월 14일, 독일은 같은 해 5월 26일 1961년 공한 합의 분쟁 해결 조항을 근거로 ICJ에 각각 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 요지는 1972년 확장 조치가 국제법 근거가 없으며 독일과 영국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과 아이슬란드의 어족 보호 조치는 관련국과의 양자 또는 다자간 합의를 통해 시행되어야 한다고 

판결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아이슬란드는 1972년 6월 27일 외교장관 명의의 ICJ 앞 서한을 통해 1961년 공한 합의는 1972년 확장 조치로 인해 종료되었으므로 ICJ는 관할권이 없으며 아이슬란드 연근해에서의 남획으로 인해 상황이 변경되었고 아이슬란드의 어획 문제에 관한 핵심적인 이해관계상 ICJ에게 관할권을 부여할 의사가 없다고 통지하고 이후의 재판 절차에 일체 출석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있다는 재판부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는 재판정에 출석하거나 자신의 입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ICJ 재판관 중 자국적 인사가 없는 소송 당사국은 자국적의 임시 재판관을 지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는 임시 재판관을 선임하지 않았다.

 

영국과 독일은 ICJ 53조를 적용하여 재판 절차를 진행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결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재판부는 재판부가 직면한 상황이 ICJ 헌장 53(1)조가 상정한대로 소송 일방 당사국이 출석하지 않거나 방어하지 않는 상황임을 인정하였으나 이 조항 규정대로 타방 당사국이 자기의 청구에 유리하게 결정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할 수 있다하더라도 재판부는 헌장 53(2)조 규정에 의거하여 타방 당사국의 (재판) 청구가 사실 및 법에 충분히 근거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환기하였다. 재판부는 사법 기관으로서 이 사건에 관련된 국제법을 주도적으로 고려하고 사법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이 사건이 진행된 배경과 전개 과정을 검토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관할권 존부

 

    재판부는 아이슬란드가 1961년 공한 합의의 분쟁 해결 조항상의 사전 통보는 준수하였다는 점은 확인하고 독일과 영국이 시비하는 것이 통보 시기가 아니라 배타적 어업 수역 확대 조치의 정당성이라는 점도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확인할 사항은 영국과 독일이 제기하는 분쟁이 1961년 공한 합의에 규정된 분쟁에 합치되는지 여부라고 보았다. 재판부는 1961년 합의의 분쟁 해결 조항의 문안과 이전의 협상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영국과 독일이 제기하는 분쟁은 1961년 합의상의 분쟁에 해당하고 따라서 ICJ가 관할권을 갖는다고 일단 확인하였다(관할권 판결문 para. 23).

 

재판부는 1961년 공한 합의가 처음부터 무효였는지 또는 이제 적용이 중단되었는지 여부를 살펴 보았다. 그렇다면 ICJ의 관할권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72년 6월 27일자 아이슬란드 서한에는1961년 합의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체결되었다는 구절이 있었다. 독일은 이 구절이 1961년 합의가 강박에 의해 자유의사에 반하여 체결된 것을 시사하여 원래부터 정당성이 없었다고 아이슬란드가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재판부는 UN 헌장이나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52조에 언급되어 있는 바와 같이 현재 국제법에서 협약이나 무력을 사용하여 체결된 합의는 원천 무효라고 확인하면서도 이러한 심각한 내용을 합당한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는 막연하고 일반적인 시비로 인정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였다. 재판부는 1961년 합의에 이르게 된 협상 과정을 볼 때 이 문건이 이해 당사국간의 자유 의사로 체결된 것으로 이해되며 이를 조금이라도 의심할만한 사실이 재판부의 관심을 끈 바도 없다고 확인하였다(para. 24).

 

아이슬란드의 1972년 6월 27일자 서한에는 사법적인 해결 의무가 영구적인 것은 아니라는 구절이 있었다. 재판부는 이는 재판부의 관할권을 겨냥하는 것으로서 1961년 합의의 분쟁 해결 조항에 종료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하여 영구적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적절한 통지를 통해 종료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설사 분쟁 해결 조항이 당사국을 영원히 구속하는 영구적인 것으로 볼 수 없을 수 있다 하더라도 독일과 영국이 아이슬란드의 어업 수역 확장에 대해 항의하고 ICJ 의 관할권을 원용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시한을 두지 않았다고 환기하고 독일과 영국의 이러한 권리는 아이슬란드가 어업 수역을 확장하려는 한 지속된다고 확인하였다.

 

1971년 아이슬란드의 어업 수역 확장 조치가 ICJ에 제소할 수 있는 독일과 영국의 권리를 자동적으로 작동시켰다고 재판부는 정리하였다. 1961년 합의의 분쟁 해결 조항은 일정 종류의 분쟁을 당사국이 일방적으로 ICJ에 회부할 수 있다는 합의이며 ICJ에 회부할 수 있는 권리의 작동은 기정의된 미래의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지연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재판부는 조약 당사국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일반을 특정 방식의 사법 해결 절차에 회부하자는 일반적인 의무를 부담하였을 경우 해당 조항이 특정한 존속 기간이나 종료 시한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당사국이 일방적으로 종료시킬 수 있다는 견해의 존재는 인정하였다. 그러나 1961년 합의는 이와 같은 종류의 조약이 아니며 이 합의는 일반적인 분쟁이 아니라 당사국이 특정적으로 예견한 특정 종류의 분쟁을 ICJ가 처리하라는 관할권을 구체적으로 성립한 것이라고 논시하였다. 결론적으로 예견된 특정 종류의 분쟁이 발생하면 ICJ에 회부되는 것으로서 분쟁 해결 조항의 효력이 다했다거나 종료되었다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para. 25~29).

 

2) 상황의 변화로 인한 합의 실효화

 

    재판부는 배타적 어업 수역에 관한 법의 변화가 조약 종료 등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의 변경에 해당할 수 있는지 검토하였다. 1961년 합의 당시 12해리 어업 수역이 이제는 보편화되었다는 것이 아이슬란드가 의미하는 법의 변화라고 이해하였다. 재판부는 법의 변화가 조약의 유효 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의 변동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이 사건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일축하였다. 재판부는 아이슬란드가 1961년 합의를 체결한 동기는 12해리 배타적 어업 수역을 신속히 인정받으려던 것이었으나 이제는 다른 국가들도 이를 설정하고 있으므로 원래의 체결 동기는 현재는 사라졌을 수도 있으나 1961년 합의의 대상과 목적 그리고 당사국 합의의 핵심적 기반이 되었던 상황은 12해리 인정보다 훨씬 광범위하였다고 지적하였다.

 

1961년 합의의 대상과 목적은 12해리 어업 수역 설정외에도 향후 확장 조치의 정당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당사국에게 제공하려는 것이었다고 적시하고 이는 1961년 합의의 문안뿐 아니라 당사국으로 하여금 1961년 합의에 이르게 하기 까지의 협상 과정을 고려할 때 명백하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1961년 합의를 하게 된 아이슬란드의 동기가 이제는 절박하지 않거나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온존해 있는 동 합의의 여타 목적과 대상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아이슬란드는 1961년 합의를 통해 12해리 배타적 어업 수역 인정, 직선 영해 기선 인정, 영국과 독일의 어업 제한 등의 혜택을 보았으며 이에 상응하게 동 합의 중 자신이 부담해야 할 의무를 수용해야 하며 이는 추가 확장 조치에 대한 ICJ의 관할권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설시하였다(para. 32~34).

 

재판부는 어선과 어로 장비의 선진화 및 그로 인한 아이슬란드 연근해 어족 자원의 남획이 상황의 변경에 해당할 수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1972년 확장 조치를 결의하면서 아이슬란드 의회가 이러한 상황의 변경으로 인해 1961년 합의를 더 이상 적용할 수 없다고 언급하였고 1972년 6월 27일자 서한에도 유사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조약 당사국들이 동 조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한 상황이 심각하게 변동되어 조약상의 의무 범위가 급격히 변형되었을 경우 일정 조건 하에서 조약을 종료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것이 국제법 원칙이라는 점은 인정하였다.

 

이는 국제 관습법으로도 인정이 되며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62조로 성문화된 원칙이기도 하다. 이 원칙을 원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상황의 변동이 심각해야 했다. 1972년 6월27일자 서한에 언급되어 있는 것은 어족 자원의 남획, 선단의 어획 능력 증대, 아이슬란드의 존립과 경제 발전을 위한 과도한 어업 의존도 등이었다. 영국과 독일은 남획의 위험성이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아이슬란드의 주장의 사실 여부를 현 관할권 존부 단계에서 확인할 필요는 없으며 설사 아이슬란드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배타적 어업 수역의 추가 확장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데 적합할 것이나 ICJ의 관할권 존부 판단과는 무관한 이슈라고 지적하였다. 어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아이슬란드의 핵심 이익 위협론은 ICJ의 관할권을 성립시킨 1961년 분쟁 해결 조항의 존부나 유효 여부에 관한 상황의 심각한 변화는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과도한 어업 의존도 등 아이슬란드의 특별한 상황 및 어족 자원 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는 영국과 독일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어족 자원 보호는 일방적인 배타적 어업 수역의 선포가 아니라 관련국과의 협동을 통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이상의 심리를 토대로 이 사건은 1961년 합의의 분쟁 해결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분쟁에 정확히 부합되며 ICJ 관할권 수용 의무는 변경되지 않은 채 1961년 합의시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따라서 ICJ는 영국과 독일이 청구한 재판을 진행할 관할권이 있다고 판시하였다(para. 35~43).

 

3) 아이슬란드 1972년 조치의 국제법적 근거

 

    1972년 조치와 관련될 수 있는 국제법으로서 재판부는 우선 1958년 채택된 공해에 관한 제네바 협정을 살펴 보았다. 이 협정은 공해를 영해를 제외한 모든 해역으로 정의하고(1조) 공해는 모든 국가에 개방되어 있으며 어느 국가도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주목하였다. 공해상의 권리는 항해의 자유, 어업의 자유 등을 포함하고 있으나 다른 국가의 이해를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행사해야 한다고 2조에 명기되어 있음도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1958년 채택된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정에서는 영해의 폭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접속수역(contiguous zone) 을 영해 기선 기준 12해리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확인하였으며 1960년 해양법 회의에서도 영해의 폭과 연안국의 배타적 어업 수역의 범위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하였다(12해리 영해가 1표 차이로 미채택). 그러나 이 회의 이후 많은 국가들의 관행과 비록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당시 회의에서 표출된 전반적인 동의를 통해 영해 기선 기준 폭 12해리의 어업 수역 및 연안 어업에 대한 연안국의 우선권, 두 개념이 최근 국제 관습법으로 수용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연안국의 배타적 어업 수역 확대 문제는 최근 더욱 더 중심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를 성문화해야 한다는 열망이 국제적으로 확인되고 있고 3차 유엔 해양법 회의 소집이 그 근거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재판부가 입법을 예상하여 판결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재판부는 독일 및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에 12 해리의 배타적 어업 수역이 영해와 공해 사이에 12 해리의 배타적 어업 수역이 제 3의 해역으로 존재한다는 인식은 공유되고 있으며 이 사실에 대한 다툼이 없는 것은 영국과 독일도 아이슬란드가 절대적으로 어업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상 우선적인 어업 및 이와 관련된 권리를 일정 해역에서 보유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는 것에서도 확인된다고 보았다. 아울러 이는 1961년 공한 합의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관할권 심리 단계에서 판결하였듯이 동 합의는 유효하고 발효 중인 합의라고 확인하였다(본안 판결문 para. 41~46).

 

어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연안국이 일정 범위의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가 널리 수용되고 있다는 것은 1958년 해양법 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안에 어족 자원 보호 조치는 어업 의존도로 인한 연안국의 특별한 요구 사항과 다른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합의된 방식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된 점과 1960년 해양법 회의에서 6해리 영해와 그 이원의 6해리 배타적 어업 수역(영해 기선 기준으로는 12해리) 제안이 제출된 점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재판부는 언급하였다.

 

과도한 어업 의존 등 특별한 사정에 있는 연안국의 어업 특혜 권리는 관련 국가간의 양자, 다자적인 합의를 통하여 관련 국가의 이해도 고려하여 인정된다는 것이 현재 국가들의 관행상 확인되는 결론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하였다. 연안국의 특혜적인 어업 권리를 수용하는 국가가 증대하고 있고 1958년 결의와 1960년 제안이 당시 해양법 회의에서 대다수의 찬성을 승인된 것은 이 개념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해양법 회의 이후 연안국의 어업 특혜권이 다수의 양자, 다자 협정에서 인정되었다고 언급하고 다수의 협정을 예시하였다. 재판부는 이들 협정이 특혜권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 즉 연안국이 어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남획으로 인해 어족 자원의 보호가 시급한 상황에 아이슬란드도 봉착하고 있다고 보았으며 영국과 독일도 이 점은 인정하고 있다고 환기하였다(para. 47~52).

 

4) 1972년 조치의 국제법적 근거 일탈 여부

 

    재판부는 그러나 아이슬란드의 1972년 어업 수역 확장 조치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연안국의 어업 특혜권의 범위를 일탈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연안국의 어업 특혜권은 외국의 어업 활동 일체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며 연안국이 아무 제한 없이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어업 수역을 설정할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되는 국가의 사정도 고려하여 합의를 통해 인정되는 것이라고 설시하고 1972년 조치와 아이슬란드 관련 법규는 일방적으로 외국 어선의 조업을 금지하였다고 힐난하였다. 연안국의 특혜권이란 일종의 우선권이지 관련 국가의 상응한 어업 권리를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안국은 관련되는 국가, 특히 문제된 해역에서 오랫 동안 어업 활동을 하여 온 영국과 독일과 같은 이해 당사국의 입장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아이슬란드가 특혜적인 어업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 곧 독일과 영국의 어선을 1961년 합의에 의해 어업 활동이 보장된 해역 밖으로 일방적으로 퇴거시키는 조치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재판부는 확인하였다(para. 54).

 

아이슬란드 근해는 19세기말부터 독일 어선이 조업하여 왔던 곳이며 1972년 확장 조치로 인해 더 이상의 출입이 금지됨으로써 독일 어선단이 실제로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되었음을 독일은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하였다. 아이슬란드도 해당 수역에서 영국과 독일이 역사적이고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음은 인정하였다. 독일과 영국 역시 상당수 어민이 해당 수역에서의 조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었고 따라서 아이슬란드 연근해의 어족 자원 보존은 비단 아이슬란드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에게도 상당한 중요성이 있었다. 재판부는 아이슬란드의 1972년 조치와 그 이행 방식은 영국과 독일의 어업권을 부정하고 어업의 자유 등 공해상에서의 권리는 관련 국가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감안하여 행사해야 한다는 1958년 공해 협정 2조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1972년 조치는 1961년 공한 합의상의 영국과 독일의 권리도 무시하는 것이며 영국과 독일은 ICJ에게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를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영국과 독일은 아이슬란드의 1972년 조치에 대해 정당하게 반대할 수 있으며 아이슬란드의 일방적인 어업권 종료 조치를 수용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para 59).

 

5) 당사국간 이해관계의 절충

 

    재판부는 이 사건을 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안 어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가로서 아이슬란드가 향유할 수 있는 특혜적인 어업권과 영국과 독일의 전통적인 어업권을 절충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그러한 타협이 이해가 걸린 수역에서 영국과 독일의 조업권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질 수는 없다고 훈시하였다. 재판부는 어업에 과도하게 의존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국가에게 특혜적인 어업권을 부여하는 것은 1958년 해양법 회의 결의와 1960년 회의에서 제출된 제안에서도 확인되지만 이들 문건 모두 여타 관련국의 이해를 합당하게 고려하라고 적시하였다고 환기하면서 연안국의 특혜 어업권과 여타 국가의 확립된 권리는 원칙적으로 공존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에 있는 연안국가의 특혜 어업권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어업 의존도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며 주민 생업과 경제 발전의 측면에서 연안국의 어업 의존도를 여타 국가의 의존도와 비교하여 산정하고 이를 공평한 방식으로 절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para. 61~62).

 

재판부는 아이슬란드는 영국과 독일 어선을 1961년 합의된 해역 외로 일방적으로 퇴출시키거나 동 해역 외에서의 영국과 독일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제한할 법적인 권리는 없다고 재확인하였으나 아이슬란드가 절대적인 어업 의존이라는 특별한 사정에 있는 국가로서 연근해 어족 자원에 대해 특별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재판부는 아이슬란드의 특혜적인 권리와 영국과 독일의 해당 수역에서의 어업권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연안국의 특혜적인 권리는 어업에 대한 예외적인 의존도와 어족 자원의 보존 필요성의 범위에서 인정되며 타 국가의 어업권을 고려해야 할 의무에 의해 제한되는 한편 타 국가의 기수립된 어업권은 연안국의 특별한 사정과 어족 자원 보존 필요성에 의해 역시 제한된다고 부연하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분쟁 수역(아이슬란드 영해 기선 기준 12해리~50해리 사이 수역)에서의 어업과 관련하여 영국과 독일이 아이슬란드에 대해 아무런 의무도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오히려 영국과 독일은 아이슬란드의 연안국으로서의 특별한 권리와 그 필요성이 입증된 어족 자원 보호 조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고 영국, 독일, 아이슬란드는 공히 분쟁 수역의 어족 자원 상황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어족 보존과 공평한 어획 방법을 개발할 공동의 의무가 있다고 충고하였다(para. 63~64).

 

6) 협상에 의한 해결 요건

 

    재판부는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협상을 통해 분쟁 당사국의 권리와 이해를 획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이를 통해 어획고 배분 및 통제, 어획 가능 수역 설정, 입어 어선 종류 및 척수 제한 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 필수적인 해당 수역에 관한 정보와 과학적인 지식은 대부분 분쟁 당사국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재판부가 분쟁 당사국의 권리 조정에 관한 정확한 제도를 설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사국으로 하여금 협상하도록 사법적인 권능을 행사하는데 그쳐야 하며 그것이 분쟁의 당사국간 평화적 해결이라는 UN 헌장의 규정과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언급하고 분쟁 당사국이 선의를 갖고 협상을 재개하도록 권고하였다.

 

분쟁 당사국은 상대방이 분쟁 수역에서 갖는 적법한 권리를 합당하게 고려하면서 이 사건 상황에 부합하는 공평한 어족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의를 갖고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이 협상에서 분쟁 당사국은 아래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 분쟁 수역에서의 어족 자원 배분시 아이슬란드는 주민의 생업과 경제 발전을 위해 연근해 어업에 특별히 의존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특혜적으로 할당받을 권리가 있음.
  • 영국과 독일도 주민 생계와 경제적 복지를 위해 분쟁 수역에서의 어로 활동을 할 권리가 있음
  • 어족 자원의 보존과 공정한 어획에 관한 타방 당사국의 이해를 정히 감안해야 할 의무가 있음.
  • 분쟁 당사국의 어업권은 분쟁 수역의 어족 자원 보존과 개발과 절충해야 함
  • 분쟁 당사국은 과학적인 견지에서 해당 수역 어족 자원 상황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조사할 의무와 국제적으로 합의된 어획 장비 사용 등 어족 보존, 개발, 어획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의무가 있음.

 

 

(작성자 김승호 대사)

 


1) 별개의 사건으로 각각 재판이 청구되었으나 분쟁의 대상과 판결 청구 내용이 동일하여 동일자에 동일한 내용으로 ICJ의 판결이 내려진 관계로 이 해설은 독일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2) 1. Whenever one of the parties does not appear before the Court, or fails to defend its case, the other party may call upon the Court to decide in favour of its claim.

 

3) 2. The Court must, before doing so, satisfy itself, not only that it has jurisdiction in accordance with Articles 36 and 37, but also that the claim is well founded in fact and law.

 

4) The 1961 Exchange of Notes took place under extremely difficult circumstances.

 

5) 52. A treaty is void if its conclusion has been procured by the threat or use of force in violation of the principles of international law embodied in the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6) ARTICLE 2

The high seas being open to all nations, no State may validly purport to subject any part of them to its sovereignty. Freedom of the high seas is exercised under the conditions laid down by these articles and by the other rules of international law. It comprises, inter alia, both for coastal and non-coastal States:

(1) Freedom of navigation;

(2) Freedom of fishing;

(3) Freedom to lay submarine cables and pipelines;

(4) Freedom to fly over the high seas.

These freedoms, and others which are recognized by the general principles of international law, shall be exercised by all States with reasonable regard to the interests of other States in their exercise of the freedom of the high seas.

 

7) 연안국이 그 영해에 인접된 일정 범위의 영해 외부 해역에 있어서 특정 사항(주로 관세 재정 출입국관리 위생법령)에 관한 연안국의 법규위반에 대한 방지 및 처벌을 위하여 설정한 해역. 본래 영해가 아닌 공해에 연안국의 관할권을 일부 사항에 대하여 확장한 것이므로, 관세 재정 출입국관리 위생 등의 사항에 대하여만 연안국의 주권이 미치게 된다. 현재는 UN해양법협약에 따라 폭이 24해리로 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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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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