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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Nuclear Test 사건 (Australia, New Zealand v. France, 1974. 12. 20. 판결) 본문

26. Nuclear Test 사건 (Australia, New Zealand v. France, 1974. 12. 20.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 10. 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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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호주와 뉴질랜드가 남서 태평양에서 행해지는 프랑스의 대기중 핵실험이 국제법에 위반되며 더 이상의 핵실험을 금지하여 줄 것을 ICJ에 제소하였으나 정식 심리가 개시되기 전에 프랑스가 차후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재판부가 판결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확인한 사건이다.

 

남서 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중 Mururoa 환초(環礁)는 프랑스의 핵실험장으로 사용되었다. 프랑스는 1966년부터 매년 이 곳에서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하여 왔으며 호주는 방사능 낙진 피해를 근거로 그 중단을 요청하여 왔다. 프랑스는 6,000km 이상 이격되어 있으므로 낙진이 설사 발생한다 하여도 매우 미미한 수준이며 실질적인 피해를 야기하지 못한다고 반박하여 왔다.

 

호주는1973년 5월 9일 ICJ에 재판을 청구하여 호주의 대기중 핵실험이 국제법 위반이며 추가적인 핵실험 중지를 명령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호주가 ICJ에 프랑스를 제소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국가가 모두 가입하고 있는 1928년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관한 일반 협약 17조에 체약국간 분쟁은 PCIJ에 회부한다고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며 호주는 보충적으로 자신과 프랑스가 모두 ICJ 헌장 36(2)조 규정에 의거하여 ICJ의 강제 관할권을 수용한 점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프랑스는 국제연맹이 이미 해산되어 1928년 협약이 유효하지 않다는 요지의 ICJ 관할권을 부인하는 서한을 1973년 5월 16일 제출하였고 이후의 재판 절차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데 프랑스는 이 사건 재판 절차가 본격 개시되기 전인 1974년 6월 대통령을 필두로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이 계속하여 더 이상의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하였다. 재판부는 프랑스의 관할권 부재 시비를 심리하기에 앞서 호주의 재판 청구 목적이 프랑스의 핵실험 중단 선언으로 인해 이미 달성된 것은 아닌지 그러하다면 굳이 재판부가 판결을 내릴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프랑스 선언의 법적 효력

 

     1974년에 프랑스는 6월과 9월에 Mururoa 환초(atoll)에서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하였다. 이 핵실험 시행 전인 6월 8일에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의 핵개발 수준이 1974년 계획된 대기중 핵실험을 끝으로 지하 핵실험 단계로 전환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하였다. 1974년 핵실험이 대기중 핵실험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방침은 1974년 7월 25일 대통령 기자 회견에서 다시 확인되었고 1974년 8월 1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국방 장관이 1974년 핵실험을 끝으로 더 이상의 대기중 핵실험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하였다. 같은 해 9월 25일에는 외교부 장관이 UN 총회 연설에서 향후에는 지하 핵실험을 시행하겠다고 천명하였고 10월 11일에는 국방 장관이 기자 회견에서 1975년에는 대기중 핵실험 시행 계획이 없으며 지하 핵실험 시행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발언하였다.

 

1974년 6월 8일 프랑스 대통령이 발표한 대기중 핵실험 중단 및 지하 핵실험 개시 발언에 대해 호주측은 재판 심리시 호주가 추구하는 것은 대기중 핵실험이 종결되었다는 보장이며 프랑스 대통령의 발표는 더 이상의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확실하고 명시적이며 구속적인 약속으로 읽히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 입장을 만일 프랑스가 더 이상의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확실하고 명시적이며 구속적인 약속을 하면 호주의 재판 청구 목적이 달성된 것으로 본다는 것으로 해석하였고 호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프랑스의 일련의 발표가 1974년 예정된 핵실험을 끝으로 향후에는 대기중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표한 것으로 이해하였으나 이로써 호주의 재판 청구 목적이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전에 국제 무대에서의 이러한 선언의 지위와 범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법률이나 사실이 연관된 상황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행한 선언은 법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이해하였다. 공표한 내용을 준수하겠다는 선언을 한 국가의 의도가 해당 선언에 대해 법적인 약속이라는 성격을 부여하려는 것이면 그 국가는 해당 선언과 합치되게 행동하도록 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고 재판부는 언급하였다. 이러한 종류의 약속은 구속되겠다는 의도와 함께 공개적으로 행해졌으면 구속력이 있다고 이해하였다. 물론 일방적인 선언이 모두 의무를 내포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는 특정 문제에 대해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특정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국가가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겠다고 공표할 경우 보다 제한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보았다(para. 43~44).

 

재판부는 선언이 공표된 형식에 대해 국제법은 특별하고 엄격한 요건을 부과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하고 국제법상의 약속(commitments)으로서의 국가의 성명이 반드시 서면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Temple of Preah Vihear 사건에서 국가의 의도가 중요하고 국가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가 있음을 상기하였다(para. 45).

 

재판부는 법적인 의무의 이행과 창출을 관장하는 기본 원칙 중의 하나는 신의성실(good faith)이라고 언급하고 신뢰(trust and confidence)는 국제 협력에 내재되어 있으며 약속 이행의 원칙(pacta sund servanda)처럼 일방적인 선언으로 부담한 국제적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어느 국가의 선언을 인지하고 이를 신뢰한 국가는 선언으로 창출된 의무 이행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para. 46).

 

2) 프랑스 선언으로 인한 분쟁의 존부

 

     프랑스의 추가 대기중 핵실험 불실시 선언에 대해 호주는 핵실험 불실시 약속에는 미치지 못하며 프랑스는 여전히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할 권리를 유보하고 있는 것이고 법적으로 볼 때 호주는 대기중 핵실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로부터 얻은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확실하고 명시적이며 구속력 있는 약속도 못되고 지하 핵실험으로 대체하겠다는 주장은 대기중 핵실험을 않겠다는 보장과는 구별되는 것이므로 프랑스가 지하 핵실험으로 전환한 후에도 대기중 핵실험을 시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프랑스의 성명, 특히 대통령의 성명은 국가 원수라는 그의 지위와 권한에 비추어 볼 때 프랑스의 국제적인 행위이며 그의 지휘 하에 있는 각료들의 성명과 함께 전체가 국가의 약속을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약속이 법적인 효과를 갖기 위해서 특정 국가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거나 여타 국가에 의해 접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성명의 일반적인 성질과 성격이 그의 법적인 의미를 평가하는데 있어 결정적이라고 보았다. 재판부는 프랑스가 1974년 핵실험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하면서 호주를 포함하여 전세계에 대기중 핵실험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이러한 선언의 목적은 명백하고 국제 사회 전체를 향해 표명된 것이므로 법적인 효력을 갖는 약속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선언으로 창출된 프랑스의 약속은 자의적으로 번복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고 프랑스는 자신이 공개적으로 표명한 내용 그대로의 의무를 스스로 부담한 것이라고 확인하였다(para47~51).

 

재판부는 프랑스가 더 이상의 대기중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무를 부담했기 때문에 호주의 재판 청구 목적이 실효적으로 달성되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이 정도 약속, 즉 국가 원수가 명시적으로 국제 사회 전체를 향해 공개적으로 발표한 약속이면 호주가 추구하는 확실하고 명시적이며 구속력있는 보장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사법 기관으로서 분쟁 해결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분쟁의 존재는 사법적 기능 행사의 전제 조건이나 분쟁이 존재한다는 일방의 주장으로 분쟁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하였다. 분쟁 존재 여부 자체가 객관적인 결정의 대상이라고 환기하고 재판부는 자신에게 제출된 분쟁이 판결하는 시점까지 계속 존재해야 할 것이므로 재판 청구의 목적이 달성되어 분쟁이 소멸되지 않았는지 항상 살펴보아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따라서 프랑스의 선언으로 인해 이 사건 분쟁이 소멸되었다고 판단되면 재판의 모든 결과는 이 판단에 근거하여야 한다고 부연하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프랑스가 대기중 핵실험을 중단한다는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판단하였으므로 더 이상의 사법적인 행동이 필요하지 않다고 정리하였다. 호주는 프랑스의 대기중 핵실험 중단 보장을 추가하였고 프랑스가 자신이 주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일련의 선언을 하였으며 해당 선언은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재판부가 판단하였으므로 재판부는 해당 분쟁이 소멸되었으며 호주가 제출한 청구는 더 이상의 목적이 없는 상태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호주의 재판 청구는 더 이상 그 목적이 없으며 재판부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였다(para. 55~61).

 

(작성자 김승호 대사)

 


1) Where, .......,, as is generally the case in international law, which places the principal emphasis on the intentions of the parties, the law prescribes no particular form, parties are free to choose what form they please provided their intention clearly results frorn it.( ICJ Reports 1961, p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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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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