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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op and others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본문

Littop and others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투자분쟁 판례해설 2022. 9. 14. 16:39

 

Littop v. Ukraine_판례평석.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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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정보

 

가. 기본 정보

 

청구인 Littop Enterprises Ltd., Bridgemont Ventures Ltd., Bordo Management Ltd. (키프로스 국적)
피청구국 우크라이나
근거 투자협정 에너지헌장조약 (1998. 4.)
적용 중재규칙 2010 SCC (스톡홀름 상공회의소) 중재규칙
중재지 스톡홀름 (스웨덴)
소가 USD 6,108,000,000
주요 절차 (2015. 06. 30.) 중재신청서 접수
(2015. 10. 10.) 중재판정부 구성 완료
(2021. 02. 04.) 최종 판정 선고

 

나. 중재판정부 정보 

 

청구인 지명 L. Yves Fortier 추밀원 위원 (男 / 캐나다)
Fortier는 캐나다의 원로 법조인이자 기업인, 외교관으로, 前 주 UN 캐나다 대사이자, 현 캐나다 추밀원 위원이기도 하다. 다년간 대규모 기업의 이사로 활동한 배경을 지니고 있는 만큼 상사중재에서도 중재인으로 많이 활약하고 있다. 투자중재 중재인으로 위촉된 사건은 현재 총 54건으로 (전체 사건 숫자 5위), 이 중 29건이 청구인 측 지명이었고 23건이 의장중재인으로 위촉된 경우였다. 요컨대 Fortier는 기업인으로서의 배경과 폭넓은 인맥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에게 친화적인 중재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나, 동시에 명망 있는 원로 법조인이자 외교관으로서 의장중재인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결과가 나온 18여건의 관여 사건들의 경우, 투자자와 피청구국의 승소비율이 대략 반반 정도로 균등한 편이다.
피청구국 (지정지명인 위촉) Rodrigo Oreamuno 前 부통령 (男 / 코스타리카)
일반적으로 피청구국도 직접 중재인을 지명하나, 본 사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지명권을 지정된 기한 내 행사하지 않았다. 따라서 2010 SCC 중재규칙 제13조에 따라 지정된 중재인 지명인(appointing authority)인 SCC 이사회가 지명권을 대신 행사하였고, 그 결과 Oreamuno 前 코스타리카 부통령이 지명되었다. 통상적으로 중재인 지명인은 당사자들이 의장중재인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할 때 의장중재인에 대한 지명권한을 행사하나, 지명권한이 의장중재인에 국한된 것도 아니므로 드물게 일방이(주로 피청구국)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배석중재인(wing arbitrator)에 대한 지명권도 행사할 수 있다.

Oreamuno 前 부통령은 코스타리카의 저명한 정치인이자 법조인으로,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대법관을 거치기도 했고, 상법 교수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중재인으로서는 주로 투자중재 사건을 담당하고 있으며, 총 27건의 사건 중 16건에서 피청구국 지명 중재인으로, 11건에서 의장중재인으로 선정되었다. 지명권한을 행사한 SCC 이사회는 청구인이 지명한 Fortier 추밀원 위원과의 균형을 고려하여, 국가사무를 처리한 경력이 풍부한 저명인사 중 피청구국 지명 중재인과 의장중재인으로 비슷하게 선정된 바 있는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의장중재인 Julian Lew 교수 (男 / 영국)
Lew 교수는 런던 퀸 메리 대학의 국제중재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상사중재 및 투자중재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체 담당 투자중재 사건수는 11건으로, 그중 7건이 청구인 지명, 3건이 의장중재인이었다.

본 사건에서는 당사자들이 의장중재인 후보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나, SCC 중재원에서 3명의 후보를 제시하면 이에 대해 당사자들이 선호순위를 매기고 의견을 제시하는 절차로 의장중재인 선정 절차에 대해 합의하였고, 그 결과 Lew 교수가 선정되었다.

 * 2022. 7. 현재 기준

 

다. 사건 결과 

 

결과 우크라이나 전부 승소 (관할권 부존재로 인한 각하)
소송 비용 · 법률비용(대리인 비용은) 각자 부담
결과적으로 기타 행정비용 및 중재판정부 비용은 청구인이 전부 부담
   - 피청구국이 공동분담의무를 지닌 행정비용 및 중재판정부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은 관계로, 피청구국 분담 부분까지 청구인이 부담하여 절차를 진행
   - 중재판정부는 최종적으로 청구인의 모든 청구가 관할권 부존재로 각하된 점을 고려하여 이부분에 대해 특별한 판단을 하지 않음으로써 실질적으로 청구인이 부담하도록 함


2. 사건 개요

본 사건은 우크라이나 최대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자 중 하나인 주식합명회사 Urknafta (“우르크나프타”)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이송시스템에 적용한 천연가스의 가격책정 및 소유권 문제로부터 촉발되었다.


가. 당사자 및 관련인

 

청구인들은 Littop Enterprises Ltd. (“청구인 1”), Bridgemont Ventures Ltd. (“청구인 2”), Bordo Management Ltd. (“청구인 3”)으로, 2005년에 설립된 키프로스 국적의 법인들이다. 위 청구인들의 최종 수익적 소유자(ultimate beneficial owner)는 키프로스/우크라이나/이스라엘의 3중 국적을 지니고 있는 Igor Kolomoisky와 Gennady Bololiubovdlek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최대 사채업자들로, 추후 우크라이나 내 금융, 미디어, 에너지, 석유화합, 광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였는데, 이러한 계열사들의 집합체는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내에서 소위 “프리밧 그룹”이라고 칭해지고 있었다. 


이들은 청구인들을 포함한 프리밧 그룹에 속한 회사들이 절대다수를 이루는 여러 회사들을 통해 1999년부터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였고, 2011년에 이르자 우르크나프타의 약 40% 지분에 달하는 주식의 최종 수익적 소유자가 되었다. 다만, 우르크나프타의 최대주주는 ‘전체 주식의 50% + 1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식합명회사 Naftogaz (“나프토가스”)인데, 나프토가스는 우크라이나가 전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으로, 우크라이나 국내사용 천연가스의 최대 공급자 중 하나였다. 당시 우크라이나 회사법상 주식합명회사의 경우 주주총회에서의 결의 통과, 이사진이나 감사의 임명 등을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의 60%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했으므로,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은 독자적으로 안건을 통과시키거나 이사진 등을 임명할 수는 없었으나, 비토(veto) 권한을 행사할 수는 있었다.


나.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관련 규제 체계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관련 규제는 국회가 매해 통과시키는 국가예산법이나 천연가스매매법, 국무회의에서 발령하는 총리령, 국가에너지위원회의 결의 등을 통해 다층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국가에너지위원회의 결의는 천연가스의 가격을 직접적으로 규율하는데, 국가에너지위원회는 1999년부터 결의를 통해 ‘국내 공공 사용목적의 천연가스 공급가격’의 상한선을 지정해오고 있었다.


동시에 국무회의는 총리령을 통해 국내 사용목적의 천연가스를 우르크나프타나 나프토가스 등 국가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천연가스 공급업자를 통해 충당할 것을 규정하였다. 국가가 과반수 지분을 보유한 에너지 기업의 경우 국가예산법의 규율을 받게 되는데, 2007년 국가예산법은 우크르나프타와 같은 천연가스 생산자들이 천연가스의 생산 및 공급과 관련된 제반비용과 세금을 제외하고 법령 등에 따라 규정된 국내 사용목적 구매가격을 초과하지 않는 가격으로 나프토가스가 설치·운영하는 공공가스저장소에 매달 주입 및 판매할 것을 규정하였다. 추후 국가예산법과 총리령의 개정을 통해 우르크나프타와 같이 국가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천연가스 생산자들은 국가에너지위원회가 매해 결의를 통해 새롭게 승인하는 지정 가격에 나프토가스와 같은 천연가스 공급자에게 판매하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법령에 따르면 이와 같은 정부에서 지정하는 천연가스 공급가격은 제반비용을 고려하여 천연가스 생산자들이 합리적인 수준의 이익을 볼 수 있는 가격으로 정해야 한다.


다. 문제된 조치

 

1) 천연가스 공급가격 관련

 

우크라이나 정부는 2003년부터 2015년 사이에 수차례 국가에너지위원회 결의를 통해 국내외 사정을 반영하여 우르크나프타의 천연가스 공급가격을 조정해왔다. 그 중 2006년의 제813호 결의, 2008년의 제155호 및 제315호 결의 등 다수 결의들은 우르크나프타로 하여금 손실을 보는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나프토가스에 판매할 것을 사실상 강요하는 내용이었고, 일부는 이러한 가격을 소급적으로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나프토가스는 우르크나프타와 정기적으로 국내 공공 사용목적 천연가스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우르크나프타가 천연가스이송시스템에 주입하는 천연가스를 구입하고 있었다. 나프토가스는 2003년부터 2015년 사이에 우르크나프타가 손실을 보는 가격(국가에너지위원회가 지정)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도록 하는 연간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수차례 체결하거나, 체결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법원에 우르크나프타로 하여금 국가에너지위원회가 지정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판매할 것을 명령해달라는 취지로 10회 이상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나프토가스는 위 소송에서 대부분 패소하였으며, 승소한 일부 사건들도 집행불능으로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우르크나프타(또는 우르크나프타의 소수주주들)는 같은 기체결된 공급계약들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이나, 관련 국가에너지위원회 결의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총 7건 이상 제기하였고, 이 중 상당수를 승소하였다.


2) 천연가스 소유권 관련


우르크나프타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천연가스 저장설비가 없었기 때문에, 생산한 천연가스는 직접 사용하는 극소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천연가스이송시스템으로 바로 주입하거나, 나프토가스의 자회사가 소유하는 천연가스 지하저장 설비로 이송하여 저장하는 식으로 생산한 천연가스를 관리하였다. 이 천연가스이송시스템은 우크라이나의 여러 천연가스 생산자들과 공급자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스템이 천연가스가 한번 주입되면 다른 생산자들이 주입한 천연가스와 혼화되어 정확히 구분될 수가 없었고, 그에 따라 생산자들은 천연가스이송시스템에 기록된 주입 기록에 따라 보관되어 있는 특정량의 천연가스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는 식으로 소유권이 관리되었다.


나프토가스와 우르크나프타 간에는 우르크나프타가 천연가스이송시스템에 주입한 천연가스들의 소유권과 관련하여 ① 우르크나프타가 생산한 일부 천연가스가 천연가스이송시스템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프토가스가 소유권을 부정하거나 ② 나프토가스의 천연가스 구입 목적이 국내 공공사용 목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르크나프타가 천연가스 매매계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③ 천연가스 공급가격이 손실을 강요하거나 법원에서 취소/무효확인된 국가에너지위원회의 결의에 근거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천연가스 매매계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④ 나프토가스의 자회사가 우르크나프타 소유의 천연가스 저장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거부하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수차례의 분쟁이 발생하였다.


이 과정에서 나프토가스는 우르크나프타에게 천연가스 매매계약의 체결을 명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수차례 제기하였으나, 모두 패소하였다. 반대로 우르크나프타는 나프토가스를 상대로 천연가스 소요권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나프토가스의 자회사를 상대로 천연가스 저장 계약의 체결을 명령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수차례 제기하여 대부분 승소하였다. 다만, 우르크나프타의 천연가스소유권 확인 소송 승소에도 불구하고, 나프토가스는 여러 차례 임의집행을 거부하였다.


3)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관련 조세정책 변경

 

우르크나프타와 같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자들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추출 및 정제를 위해 국영설비를 상당 부분 사용하였다. 이러한 설비 사용료는 “임대료(Rental Fee)”라는 명목으로 부과되고 있었으나, 그 법적 성격은 조세에 해당하였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 극심한 사회혼란과 경제난이 발생하게 되자, 우크라이나 국회는 법령을 통해 각종 긴급조세조치를 발동하였다. 이에 따라 2014년 7월부터 2016년 초 사이에 석유 및 천연가스의 추출 및 정제를 위한 국영설비의 “임대료”가 기존 20%에서 70%로 폭증하였다가 2016년 조세법 개정으로 인해 다시 20%로 원상복구 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르크나프타는 조세부담으로 인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4) 회사법상 결의요건 개정 관련


2015년에 우크라이나 국회에서 법안 제91-VIII호 및 제272-VIII호가 통과되어, 회사법상 일반주주총회 결의요건이 출석한 주주의 60%의 동의에서 50% 이상으로 하향조정 되었고, 이사회의 결의요건도 동일하게 60%에서 50% 이상으로 하향조정 되었다. 또한 법정된 방식 외에 주주들이 이사회의 구성이나 감사진의 임명에 관한 주주간계약 등 별도의 특약을 체결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우르크나프타의 주주들은 소수주주들이 추천한 후보들 중에서 감사진 일부와 대표이사를 임명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두 건의 주주간계약을 2010년에 체결한 바 있다.


라. 기타

청구인들은 본건 투자중재를 제기한 직후 위 2010년 주주간계약의 분쟁해결조항을 원용하여 나프토가스를 상대로 LCIA(런던국제중재법원) 국제중재를 제기하였다.


나프토가스는 2015년에 법안 제91-VIII호 및 제272-VIII호가 통과되어 법정된 방식 외에 주주들이 이사회의 구성이나 감사진의 임명에 관한 주주간계약 등 별도의 특약을 체결하는 것이 금지되자, 유리해진 결의요건을 바탕으로 2010년 주주간계약상 규정된 소수주주들의 이사 및 감사진 임명권 행사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청구인들은 LCIA 중재판정부에 2010년 주주간계약에 규정된 소수주주들의 이사 및 감사진 임명권이 2015년 회사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확인을 구하였다.


LCIA 중재판정부는 본건 투자중재의 판정 선고에 앞선 2018년 4월에 최종 판정을 내렸는데, 관할권의 존재는 인정하였으나 2010년 주주간계약에 규정된 소수주주들의 이사 및 감사진 임명권이 2015년 회사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우크라이나 회사법의 강행규정에 어긋나 무효라고 판단하며 청구를 기각하였다.


3. 주요 쟁점

 

가. 물적 관할의 존부 (투자의 존부)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르크나프타 주식과 그 주식에 대한 배당권, 2010년에 체결한 두 건의 주주간계약 등이 에너지헌장조약의 보호대상 투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1) 당사자들의 주장 (paras. 295-324)

 

우크라이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들이 보호대상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1) 청구인들의 우르크나프타 주식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이 투자기간 도중인 2008년 10월과 2009년 3월 기간 사이에는 해당 주식에 대한 명의자가 아니었고 수익적 소유자에 불과하였으며, 우크라이나법상 수익적 소유라는 개념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식을 소유지배하였다고 볼 수 없음; (2) 청구인들이 중재를 제기했을 때 이미 청구인 1과 청구인 2는 우르크나프타 주식 전량을 처분하여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었던 상태였음; (3) 보호대상 투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본의 기여(contribution)가 필요한데, 청구인들은 소위 프리밧 그룹의 내부 거래를 통해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취득한 것에 불과하며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대가의 지급이 없었음; (4) 우르크나프타 주식의 배당권과 관련하여, 실제 배당금은 청구인들의 주주들에게 그대로 분배되었고 실제로 배당금이 청구인들에게 귀속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배당에 관한 권리가 투자라고 볼 수 없음; (5) 우르크나프타 주식이 투자가 아닌 관계로 이에 관해 체결한 주주간계약도 투자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주간계약들은 2010년에 체결되어 그 이전에 발생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보호를 주장할 수 없음.


이에 대해 청구인들은 먼저 주식이나 배당에 관한 권리와 같은 수익권 기타 금전적 가치를 지닌 계약상 권리는 에너지헌장조약 제1조 제6항에 명시된 보호대상 투자의 예시에 전형적으로 해당하므로, 그 자체로 보호대상 투자에 확실히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2008년 10월과 2009년 3월 기간 사이에 청구인들이 프리밧 그룹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주식의 명목상 소유자가 아니기는 했으나, 그 기간동안에도 수익적 소유관계는 지속적으로 유지되었고, 수익적 소유관계 또한 국제투자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투자의 소유지배 방식이라고 반박하였다. 대가의 지급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은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청약절차를 통해 청구인들의 주주들(다른 프리밧 그룹 계열사)로부터 매입하며 청구인 회사들의 자기주식을 매도인 계열사들에게 이전하였고, 우르크나프타 주식의 배당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모두 분배하는 등의 대가를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애초에 에너지헌장조약의 보호대상 투자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해당하는 자산의 취득에 대가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2) 중재판정부의 판단 (paras. 325-362)

 

중재판정부는 먼저 우르크나프타 주식 자체, 해당 주식들의 배당권은 에너지현장협약을 통해 보호될 수 있는 형태의 투자라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2010년에 체결한 두 건의 주주간계약은 거래관계나 기타 금전적 관계를 성립시키는 계약이 아니라, 소수주주간의 협력 및 대주주와의 관계에서 경영권을 보장받기 위한 목적만을 지니고 있는 계약이라는 이유에서 주주간계약들은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가의 지급 요건과 관련하여, 중재판정부는 에너지현장협약의 해석상 투자의 취득에 대가의 지급이라는 요건이 존재하지 않고, 설령 그러한 요건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매도인들에 대한 청구인들의 자기주식 이전이 명목상의 가치라도 지닌 대가에 해당하며, 이러한 명목상의 대가로도 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중재판정부는 우르크나프타 주식 및 그로부터 파생된 배당권은 유효한 투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008년 10월과 2009년 3월 기간 사이에 청구인들이 일시적으로 주식의 명목상 소유권을 상실한 점과 관련하여, 중재판정부는 애초에 보호대상 투자에 해당하기 위해 투자기간 전반에 걸쳐 끊김 없이 투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관할권 존부의 판단은 중재 제기일을 기점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국제 재판(international adjudication)의 원칙에 해당하므로, 중재 제기일에 청구인들이 투자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중재판정부가 본건에 대한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중재판정부는 청구인 1과 청구인 2은 중재 제기일에 이미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이 확실하므로 이들에 대한 관할권이 부존재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청구인 3은 중재 제기일에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청구인 3의 청구에 한정하여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나. 소위 ‘깨끗한 손의 원칙’ 적용 여부 (부패범죄를 통한 청구인들의 투자 취득 및 보유)


소위 ‘깨끗한 손의 원칙(clean hands principle)’이란 형평법상의 원칙으로, 특정 대상과 관련하여 불법이나 신의측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자가 그와 관련된 법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원칙이다.


1) 당사자들의 주장 (paras. 363-431)

 

우크라이나는 청구인들의 최종 수익적 소유자인 Igor Kolomoisky와 Gennady Bololiubov가 투자의 보유 기간 전반에 걸쳐 우르크나프타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우크라이나 당국에 수차례에 걸쳐 상당량의 뇌물을 공여하고 각종 사기적 행위를 하는 등, 청구인들의 투자가 부패와 사기에 연루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은, 비록 중재 절차의 종결시까지 증뢰 혐의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로부터 기소된 바는 없었으나, 당국에 대한 증뢰 사실이 있었음을 중재절차에서 명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1)


우크라이나는 부패로 유지된 외국인 투자가 투자협정상 보호를 원용하는 것이 부당하므로 깨끗한 손의 원칙에 따라 중재판정부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청구인들의 청구가 청구적격(admissibility)을 결여하고 있는 것이며, 국제공공정책(international public policy)상의 이유에서라도 중재판정부가 관할권의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청구인들은 첫째로, 부패의 혐의는 모두 우르크나프타의 경영권 유지에 관한 것으로, 투자의 보유 및 운용 과정과 관련된 것임을 지적하였다. 청구인들은 에너지헌장조약상 투자의 적법성 요건이 명시적으로 규정된 바 없고, 설령 국제투자법상 투자의 적법성이 관할권 행사의 요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투자의 적법성 요건은 투자의 취득 또는 성립(acquisition or establishment), 즉, 우르크나프타 주식의 최초 인수에 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투자의 취득이 일단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면 추후 그와 관련된 불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협정의 보호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둘째로, 청구인들은 깨끗한 손의 원칙이라는 것이 중재판정부가 적용할 수 있는 국제법상 확립된 원칙도 아니며, 국제공공정책(international public policy)상의 이유로 관할권 행사를 거절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청구인들은 에너지헌장조약 위반여부가 문제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조치들이 정작 우크라이나가 문제 삼고 있는 부패 행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그러한 부패 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된 바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청구인들은 설령 부패 및 사기 혐의가 중재판정부에 의해 고려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관할권의 존부가 아닌 본안이나 손해의 산정 단계에서만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 중재판정부의 판단 (paras. 432-537)

 

중재판정부는 먼저 소위 깨끗한 손의 원칙이 신의성실의 원칙과 마찬가지로 확립된 “국제법의 원칙(principle of international law)”에 해당하며, 에너지헌장조약상중재판정부가 적용할 수 있는 준거법이 “동 협약과 기타 적용 가능한 국제법의 규칙과 원칙들(this Treaty and applicable rules and principles of international law)”이기 때문에 이에 근거하여 관할권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중재판정부는 깨끗한 손의 원칙이 국제법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부인한 다수의 주요 투자중재 판정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국제투자중재에 선례구속의 원칙이 없고, 깨끗한 손의 원칙이나 이와 유사한 취지의 원칙(nemo auditor propriam turpitudinem allegans: 누구도 스스로의 불법으로부터 이익을 취할 수 없다)을 적용하여 청구를 각하한 중재판정례들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이유를 제시하였다. 또한 중재판정부가 국제공공정책을 존중할 권한과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기초로 관할권의 행사를 거절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였다.


중재판정부는 나아가 부패 혐의가 투자유치국의 형사사법절차에 따라 처벌되었는지 여부는 중재판정부의 관할권 행사 여부 판단에 장애사유가 되지 않고, 투자협정 위반으로 문제된 투자유치국의 조치들이 부패 혐의사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더라도 투자의 유지지배가 전반적으로 부패로 점철된 본건과 같은 경우에는 관할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중재판정부는 위와 같은 이유로 관할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최종적으로 판시하였다. 추가로, 중재판정부는 방론으로 동일한 이유에서 청구인이 청구적격을 결여하였다는 이유로도 각하가 가능하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 적법한 혜택의 부인 여부

 

에너지헌장조약 제17조에서는 당사국이 아닌 제3국의 국민이 청구인인 법인을 소유·지배하고, 청구인인 법인이 설립지인 당사국 내에서 실질적인 사업활동이 없는 경우에는 동 협약의 혜택을 부인(denial of benefits)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


본건에서 혜택의 부인과 관련된 세부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일시 당사자 내용
2015. 01. 05. 청구인들 중재제기에 앞선 분쟁통보(Notice of Dispute) 우크라이나 정부에 송달
2015. 01. 23. 우크라이나 청구인들에게 최종 수익적 소유자와 관련된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서신 송부
2015. 03. 24. 청구인들 최종 수익적 소유자와 관련된 정보 제공을 거절하는 회신 송부
2015. 06. 30. 청구인들 중재 제기
2015. 09. 24. 우크라이나 중재 제기에 대한 답변서(Answer)를 통해 추후 관할권에 관한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유보
2015. 12. 18. 우크라이나 최종 수익적 소유자 관련 정보 제공 거부를 이유로 청구인들의 혜택을 부인하는 서신 송달

1) 당사자들의 주장 (paras. 539-574)


우크라이나는 다음의 이유를 들어 청구인들에 대한 혜택의 부인이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다: (1) 청구인들의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은 키프로스/우크라이나/이스라엘의 3중 국적자로, 이스라엘은 에너지현장협약의 당사국이 아닌 “제3국”에 해당하므로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은 제3국의 국민임; (2) 키프로스는 에너지협약의 당사국이기는 하나,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은 최초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한지 수년이 지나고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이 발생하기 시작한 후인 2009년, 2010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키프로스 국적을 취득하였음; (3) 청구인들은 우르크나프타 주식 보유 외에는 키프로스에서 실질적인 사업활동이 전무함; (4) 국제투자법상 혜택의 부인은 중재절차의 개시 이후에 소급적으로 원용이 가능함.


이에 대해 청구인들은 애초에 중재절차 개시 이후 사후적이고 소급적인 혜택의 부인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청구인들은 이러한 사후적소급적 혜택의 부인을 인정하는 경우, 피청구국들이 아무런 시적(時的) 제한 없이 혜택을 부인할 수 있으므로 중재를 통한 분쟁해결의 취지가 교란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비록 본건은 SCC 중재규칙에 따라 제기되었으나, 에너지헌장조약상 ICSID 협약 및 중재규칙에 따라 중재가 제기될 수 있는데, ICSID 협약에서는 중재절차가 개시된 이후에는 중재 관할성립에 관한 동의를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SCC 중재규칙에 따른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사후적인 관할권 부인이 인정될 수 없다고도 주장하였다.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분쟁통보가 이루어지고 중재가 제기된지 수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혜택을 부인한 것은 지나치게 늦은 것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도 주장하였다.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의 3중 국적 문제와 관련하여, 청구인들은 다중국적 보유 여부가 투자협정상 혜택을 누리기 위해 특정 국적을 원용하는 데 있어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청구인들은 자신들이 키프로스 내 사업유지를 위해 법률자문 및 기업서비스 제공, 인력 채용 보조를 위한 현지 용역업체들을 고용한 사실을 증거로 들어 실질적인 사업활동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2) 중재판정부의 판단 (paras. 575-639)

 

중재판정부는 에너지헌장조약 및 기존 중재판정례를 살펴보았을 때, 혜택의 부인을 통보하기 위한 기한이 존재하는지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중재판정부는 그러나 조약해석의 원칙에 따라 에너지헌장조약 제17조 제1항을 문리적으로 해석해보았을 때, 사후적소급적 혜택의 부인이 금지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우크라이나가 정식 중재 제기 후 약 6개월이 지난 후에 비로소 혜택의 부인을 주장한 것을 두고 실기한 권리 행사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국적 문제와 관련하여, 중재판정부는 청구인들의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이 투자의 최초 취득 당시에는 우크라이나/이스라엘의 2중 국적만을 보유하고 있다가 2009년과 2010년에 비로소 키프로스 국적을 추가로 취득한 것은 정황상 오로지 추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헌장조약에 따른 권리를 원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중재판정부는 청구인들이 키프로스 국적을 원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고, 투자의 취득 당시 청구인들이 이스라엘 국적을 지니고 있었기에 제3국의 국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재판정부는 청구인들이 우르크나프타 주식의 소유 외에는 아무런 사업활동이 없었던 점, 현지 용역업체들을 고용하기는 하였으나 해당 업체들로부터 법률자문이나 인력채용 보조 등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받은 바도 없다는 점, 아무런 현지 인력 고용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무실의 임대조차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키프로스에서 실질적 사업활동도 없다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중재판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혜택의 부인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이유로 관할권이 없다고 결정하였다.


라. 기타


1) 선결적 항변 (paras. 194-211, 640-641)

 

우크라이나는 앞서 다룬 사유들 외에도 몇가지 관할 항변을 추가로 제출하였다:
(1) LCIA 중재판정부가 이미 2010년에 체결된 두건의 주주간계약에 관한 최종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청구들에 대해서는 본건 중재판정부가 판단을 할 수 없음; (2) 문제된 조치들 중 일부는 청구인들이 우르크나프타 주식의 명목상 소유자가 되기 이전에 발생한 사실관계이므로 이에 관한 중재판정부의 시적(時的) 관할이 없음; (3) 청구인들은 2007년 3월이 되어서야 키프로스 국적을 지니고 있지 않은 다른 프리밧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취득하였는데, 이는 투자분쟁이 예견되는 상태에서 투자협정을 원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자구조를 재편한 것이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함; (4) 조세(소위 천연가스 등의 국영 생산설비들의 “임대료”) 관련 청구는 에너지현장조약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음; (5) 청구인들은 에너지헌장조약 제26조 제2조에 따라 정식 중재제기에 앞서 피청구국과 원만한 합의종결을 위한 성실한 협상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음.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이미 보호대상 투자의 부존재(물적 관할의 부재), 깨끗한 손의 원칙의 적용, 그리고 적법한 혜택의 부인에 의해 관할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소송경제상 나머지 사유를 굳이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위 선결적 항변들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2) 귀속 및 본안 (paras. 216-240)


청구인들은 앞서 언급된 문제된 조치들이 모두 우크라이나 정부에 귀속될 수 있는 행위들이고, 이것이 공정공평대우의무(에너지헌장조약 제10조 제1항), 완전하고 지속적인 안전과 보호를 제공할 의무(동 협정 제10조 제1항), 우산조항위반(동 협정 제10조 제1항), 적법절차를 위한 국내법 질서의 보장(동 협정 제10조 제12항), 자유롭게 인력을 채용할 권리를 보장할 의무(동 협정 제11조 제2항), 불법수용 금지의무(동 협정 제13조) 등에 위반된다는 본안 주장을 하였다.


중재판정부는 관할 부존재를 이유로 청구들을 모두 각하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4. 평가 및 해설


가. 평가

 

본건은 관할 단계에서 청구가 전부 각하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승리하였다.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분담을 거절한 행정비용 및 중재인 비용까지 사실상 모두 청구인들이 부담하게 되는 취지로 비용에 관한 결정이 나왔으므로,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모두 승소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본건은 혜택의 부인이 인정된 몇 안 되는 사례이자, 깨끗한 손의 원칙의 적용이 인정된 드문 사례에 해당하기도 한다.


다만, 후술할 내용과 같이 중재판정부의 판단이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으며, 특히 본건 중재판정부가 뛰어나고 노련한 중재인들로 구성된 판정부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 투자의 보유 시기에 관한 요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재판정부는 관할권 존부의 판단은 중재 제기일을 기점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국제 재판의 원칙인데, 청구인 1과 청구인 2가 중재 제기 이전에 우르크나프타 주식을 전량 처분해버렸기 때문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그러나 애초에 보호대상 ‘투자’는 물론이고 ‘투자자’에 해당하기 위해 중재 제기일 현재 그 투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은 에너지헌장조약의 문언 그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 투자협정의 요건을 충족하는 자가 보호대상인 투자를 보유하였다면, 그 투자가 종결된다고 하더라도 투자를 진행하였던 기간동안에는 당연히 투자협정의 보호를 누리고 원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적법하게 보유하던 투자 전부를 국가에 의해 부당하게 수용 당한 투자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협정의 보호를 원용할 수 없게 되거나, 막대한 피해가 명백히 예상되더라도 오로지 소송요건의 충족을 위해서 중재의 제기 때까지 투자자가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는 극히 부당한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Mondev v. USA, Jan de Nul v. Egypt 사건 등 여러 사건의 중재판정부들도 동일한 이유에서 투자의 종료 이후에도 기존 투자에 대한 투자협정의 보호가 지속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4)


이와 별개로, 중재판정부는 역시 관할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혜택의 부인 및 투자자의 국적 요건을 판단함에 있어 “청구인들이 우크라이나에 투자를 취득했다고 주장한 2007년 3월 당시에는 최종 수익적 소유자들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국적만을 지니고 있었고, 키프로스 국적은 지니고 있지 않았다”라고 판시하였는데, 5) 이는 결국 관할 요건을 중재 제기 시점이 아닌 투자의 취득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는 앞서 중재판정부가 선언한 중재의 제기 시점에 투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과도 모순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준거법과 법원론의 맥락에서 살펴본 ‘깨끗한 손의 원칙’

 

소위 ‘깨끗한 손의 원칙(clean hands doctrine 혹은 unclean hands doctrine)’은 불법을 저지르거나 신의칙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자가 그를 바탕으로 이득을 보지 못하게끔 하는 영미법의 형평법상의 원칙이다.


이러한 본질에 비추어보면,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반드시 실정법의 위반을 한 경우에만 동 원칙에 따라 권리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는 볼 수는 없으며, 부도덕(unconscionable)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bad faith)도 권리 행사가 허용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6) 이러한 면을 살펴보면, 깨끗한 손의 원칙은 투자의 실정법 준수를 요구하는 소위 ‘투자의 적법성’ 요건과 그 경계선이 모호하기는 하나, 분명히 구분되는 별도의 개념이라고 볼 것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판정례들이 투자의 적법성 요건이 투자협정 문언상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이를 보호대상 투자의 요건으로 인정한 바가 있으나, 7) 깨끗한 손의 원칙을 적용가능한 국제법의 원칙으로 인정한 다수의견은 사실상 부존재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할 것이다.8)


명시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헌장조약과 같은 투자협정에서도 투자의 적법성의 요건이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설과 판례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9) 그러나, 적법성의 요건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오로지 투자의 취득 및 성립에 관해서만 해당 요건이 적용되고, 이미 적법하게 성립된 투자의 운용 과정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학설과 판례에 의해 거의 통설적 수준으로 정리된 부분이다. 10)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구인들도 문제된 부패 혐의 등이 우르크나프타 주식의 취득과 전혀 관련되어 있지 않고, 주식의 보유 과정에서만 문제되었다는 점을 주장하였으나,11) 정작 중재판정부는 이 쟁점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지 않았다. 이에 비추어보면 중재판정부도 일응 깨끗한 손의 원칙과 투자의 합법성 요건을 별도의 개념인 것으로 이해하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재판정부가 깨끗한 손의 원칙이 확립된 국제법의 원칙임을 주장하며 근거로 제시한 판정례들은 모두 투자의 적법성 원칙을 다룬 것들이거나, 그 맥락에서 유사한 국내법의 원칙(nemo auditor propriam turpitudinem allegans: 누구도 스스로의 불법으로부터 이익을 취할 수 없다)의 존재를 인정한 것들이었다는 점이다. 12) 요컨대, 학술문헌을 제외하고 중재판정부가 제시한 실체법적 근거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준거법적 차원에서 어떻게 깨끗한 손의 원칙이 본건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체법적·이론적 논거도 부실한 측면이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같이, 에너지헌장조약상 중재판정부가 적용할 수 있는 준거법은 “동 협약과 기타 적용가능한 국제법의 규칙과 원칙들(this Treaty and applicable rules and principles of international law)”에 국한된다. 다시 말해, “어떤 국제법”이라도 모두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고, “적용가능한(applicable)”한 국제법의 원칙만을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투자협정은 조약에 해당하므로 그 해석에 관해서는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Vienna Convention on the Law of Treaties) 또는 조약법에 관한 국제관습법이 적용가능한 국제법이 되고, 행위의 귀속(attribution) 가능 여부는 UN국제법위원회의 국가책임초안(Draft Articles on the Responsibility of States for Internationally Wrongful Acts)으로 대표되는 국제관습법상 국가책임법의 귀속 관련 원칙들이 적용가능한 국제법이 될 것이다.


본건 중재판정부는 깨끗한 손의 원칙이 정확히 국제법으로서 어떤 계통의 법원(法源)에 해당하며, 그것이 어떻게 본건에서 “적용가능한 국제법의 원칙”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중재판정부는 논증 과정에서 깨끗한 손의 원칙이 “신의성실의 원칙과 똑같이 이제는 국제법의 원칙에 해당한다(just like the concept of good faith, is now a principle of international law)” 밝힌 바 있다. 13) 신의성실의 원칙은 국제법의 법원론의 체계상 “법의 일반원칙(general principles of law)”에 해당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14) 본건 중재판정부는 깨끗한 손의 원칙 또한 법의 일반원칙으로 분류된다고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국제관습법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국가들의 일반적 실행과 법적 확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형평법에 근거한 소송상 항변의 성격이 강한 깨끗한 손의 원칙이 국제관습법적 성격을 지녔다고 보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로, 과연 깨끗한 손의 원칙이 “모든 국내법체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법원칙”
15)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 여부이다. 깨끗한 손의 원칙이 기본적으로 영미법에서 파생된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동 원칙이 대륙법계의 여러 국가들의 법체계에도 공통적으로 녹아 들어 있다고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며, 본건 중재판정부도 그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논증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


둘째로, 설령 깨끗한 손의 원칙이 법 원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그것을 본건에 “적용가능한 국제법의 원칙”이라고 볼 수 있을지 여부이다. “법의 일반원칙”이라는 국제법의 법원은 기본적으로 상설국제사법재판소(PCIJ) 재판규정으로부터 비롯된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규정 제38조 제1항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현대 국제법에서 법의 일반원칙이 국제법의 법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기는 하나, 국제사법재판소라는 사법기관의 준거법에 관한 재판규정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그 성격의 특수성은 고려되어야 한다.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규정 제38조 제1항 c호에 규정된 법의 일반원칙은 애초에 국제사법재판소가 구체적으로 적용가능한 조약이나 국제관습법의 존재가 확실치 않은 경우에 (1) 법의 흠결로 인한 재판불능(non liquet)을 방지하되, (2) 사법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가 국제법의 입법적 기능은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고려에 따라 추가된 것이다. 16) 그렇기 때문에 법의 일반원칙은 법원으로서 조약이나 국제관습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조적인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며, 같은 이유에서 명시적인 적용근거를 지니고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조차 “단 한번도 법의 일반원칙을 판결이유의 핵심적 요소로 삼은 적이 없는 것이다.” 17)

하지만 본건에서는 보호대상 투자 및 투자자 해당 여부와 적법한 혜택의 부인 여부라는 에너지헌장조약상 명시된 관할요건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고, 조약의 해석론적 측면에서 적용을 검토해볼 수 있는 ‘투자의 적법성’ 요건을 도외시하면서도 ‘깨끗한 손의 원칙’이라는 불확실한 지위의 법의 일반원칙을 적용하여 청구 전부 각하의 주요한 이유로 삼아야 할만한 특별한 실익이 보이
지 않는다.

 

3) 혜택의 부인의 사후적·소급적 원용


혜택의 부인 조항은 비교적 최신 조항으로, 적법한 혜택의 부인이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판정례가 아직 많이 쌓이지 않은 분야이다. 따라서 혜택의 부인이 중재 절차 개시 후에 사후적·소급적으로 원용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완전히 입장이 정리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조약체결 실무상으로도 그 정확한 내용과 성격이 파악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그리 많지 않은 관련 판정례들 중에 주류적인 입장은 혜택의 부인이 사후적·소급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8) 다만, 본건에서 부인이 사후적·소급적 적용을 인정한 중재판정부의 논증은 충분히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현실적으로 국가가 분쟁 발생에 대한 인식이 없는 평상시에 무수히 많은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배 구조나 실질적인 사업실행 여부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심지어 정식 중재제기에 앞선 분쟁통보(Notice of Dispute, Notice of Intent) 단계에서도 이러한 파악이 이루어지기는 극히 어렵다. 추후 중재 제기가 있을 것을 확신하기도 어렵고, 관료제의 특성상 길어야 6개월, 대부분은 3개월 남짓에 불과한 냉각기간 도중에 혜택의 부인의 기본 요건에 관한 조사와 확인을 충분히 진행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정부기관조차 개인정보보호법 등 국내 법령에 따라 필요한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사인의 폭넓은 거래특성상 정부가 조사할 수 있는 자료도 한계가 있을 것이며, 결정적인 자료는 (일반적으로 1차 준비서면 제출이 완료된 시점에 진행되는) 문서제출절차를 통해 청구인으로부터 직접 받아내지 않는 이상 접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혜택의 부인을 사후적·소급적으로 원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앞으로 해석과 판정례가 더욱 발달해야 하겠으나, 향후 조약실무에서 여러 국가들이 혜택의 부인을 원용할 수 있는 기한에 관한 명백한 규정을 포함시키도록 하는 방안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끝/

 

 

작성자: 법무법인(유) 광장, 우한얼 변호사, 권영호 변호사, 정기창 외국변호사


1) 다만,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부패 및 사기 혐의와 관련된 사실관계 부분은 중재판정문의 공개본에서 삭제(redaction) 처리 되어 상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다.

2) 에너지헌장조약, 제17조 제1항. (“Each Contracting Party reserves its right to deny the advantages of this Part to … a legal entity of citizens or nationals of a third State own or control such entity and if that entity has no substantial business activities in the Area of the Contracting Party in which it is organized…”) 

3) Littop Enterprises Ltd., Bridgemont Ventures Ltd., and Bordo Management Ltd.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Final Award (2021), paras. 355-362. (“[I]n the absence of treaty provisions to the contrary, the relevant date for purposes of jurisdiction ins the date of the institution of proceedings”). 
4) Mondev International Ltd. v. United States of America (ICSID Case No. ARB(AF)/99/2, Award (2002), para. 80; Jan de Nul NV v. Egypt (ICSID Case No. ARB/04/13), Decision on Jurisdiction (2006), paras. 67-68. 

5) Littop Enterprises Ltd., Bridgemont Ventures Ltd., and Bordo Management Ltd.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Final Award (2021), para. 545. 
6) Thomson Reuters UK Practical Law, “Unclean Hands Doctrine”.
7) 예컨대, SAUR International SA v. Republic of Argentina (ICSID Case No. ARB/04/4), Decision on Jurisdiction and Liability (2012), para. 308; Fraport AG Frankfurt Airport Services Worldwide v. Philippines(ICSID Case No. ARB/11/12), Award (2014), para. 328.  
8) Veteran Petroleum Ltd (Cyprus) v. The Russian Federation (PCA Case No. 2005-05/AA228_, Final Award (2014), para. 1362-1363; Yukos Universal Ltd (Isle of Man) v. The Russian Federation (PCA Case No. 2005-04/AA227), Final Award (2014), paras. 1362-363. (“[Russia] has been unable to cite a single majority  decision where an international court or arbitral tribunal has applied the principle of ‘unclean hands’ in an inter-State or investor-State arbitration.”). 
9) K. YANNACA-SMALL, ARBITRATION UNDER INTERNATIONAL INVESTMENT AGREEMENTS: A GUIDE TO THE KEY ISSUES (2ND ED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18), p. 296. 

10) K. YANNACA-SMALL, ARBITRATION UNDER INTERNATIONAL INVESTMENT AGREEMENTS: A GUIDE TO THE KEY ISSUES (2ND ED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18), p. 296. 
11) Littop Enterprises Ltd., Bridgemont Ventures Ltd., and Bordo Management Ltd.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Final Award (2021), paras. 399-401. 
12) Littop Enterprises Ltd., Bridgemont Ventures Ltd., and Bordo Management Ltd.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Final Award (2021), paras. 432-537.  

13) Littop Enterprises Ltd., Bridgemont Ventures Ltd., and Bordo Management Ltd. v. Ukraine (SCC Case No. V 2015/092), Final Award (2021), para. 438. 
14) 정인섭, 新국제법강의: 이론과 사례 (제5판), 박영사(2014), p. 58.
15) 정인섭, 新국제법강의: 이론과 사례 (제5판), 박영사(2014), p. 57.
16) A. ZIMMERMAN ET AL., THE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A COMMENTARY (3RD ED), Oxford University Press (2019), p. 923. 
17) H. THIRLWAY, THE LAW AND PROCEDUR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2005 SUPPLEMENT, PARTS ONE AND TWO),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p. 109; A. ZIMMERMAN ET AL., THE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A COMMENTARY (3RD ED), Oxford University Press (2019), p. 941. 
18) K. YANNACA-SMALL, ARBITRATION UNDER INTERNATIONAL INVESTMENT AGREEMENTS: A GUIDE TO THE KEY ISSUES (2ND ED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18), pp. 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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