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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raine vs. Russia - Traffic in Transit 사건(DS512, 2019. 4. 26. -패널) 본문

Ukraine vs. Russia - Traffic in Transit 사건(DS512, 2019. 4. 26. -패널)

통상분쟁 판례해설/GATT 관련 사건 2022. 2. 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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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6일 패널보고서 채택)

 


1. 사실관계


이 사건은 2014년 2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교체된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취한 통행제한 조치에 관한 사건이다. 우크라이나는 2011년 10월 18일 『독립국가연합국간의 자유무역지역 조약(Treaty on a Free Trade Area between the members of the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CIS-FTA)』 회원국으로 가입하였다. CIS-FTA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 공화국, 타지키스탄, 몰도바, 아르메니아가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있었다. 2014년 5월 29일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경제연합 설립 조약(Treaty on the Establishment of the Eurasian Economic Union, EaEU)』에 서명하였고, 2015년 1월과 8월에 각각 아르메니아와 키르기스 공화국도 참여하게 된다. EaEU는 2015년 1월 1일에 발효되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EaEU 대신 EU와의 경제적 통합을 지향하는 정권이 들어 서게 된다. 이에 따라 2014년 3월 21일 『우크라이나-EU 제휴협정(Association Agreement between the European Union and its Member States, of the one part, and Ukraine, of the other part” EU-Ukraine Association Agreement)』이 체결된다. 이후 2014년 6월 27일 EU와 우크라이나간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Deep and Comprehensive Free Trade Area: DCFTA)』도 체결되었다.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러시아의 경제제재를 촉발하게 된다. 2014년 8월 7일 러시아는 특정 농산품과 원재료 및 음식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부과하였으며, 대상국가에는 미국, EU,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가 포함 되어 있었다. 그 후 러시아는 이러한 수입금지대상 품목의 운송에 대하여도 제한을 부과하게 되는데, 해당 품목의 수입 운반시 벨라루스를 통과할 수 없도록 하고, 러시아가 지정한 검문소에서 허가를 거치도록 하였다(Resolution No. 778).


2015년 8월 13일 러시아는 Resolution No. 778을 개정하는 Resolution No. 842를 채택하여 수입금지 국가에 우크라이나를 추가하였고, 그 적용시기는 2016년 1월 1일로 규정하였다. 이는 EU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DCFTA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날이기도 하였다.


또한 2016년 1월 1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CIS-FTA의 작용이 정지되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하여 EaEU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세를 부과하게 되었고, Resolution No.778에 명시되어 있는 우크라이나산 상품에 대한 제재도 부과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도로와 철도의 운행을 제한하고 카자흐스탄으로의 운송은 반드시 벨라루스를 거쳐야 하며, 벨라루스-러시아 국경과 러시아-카자흐스탄 국경을 통과하고자 할 경우 지정된 검문소에서 신분증 및 등록증 확인 등 추가적인 조건을 따를 것을 요구하였다.


우크라이나는 2016년에 이루어진 러시아의 통행제한 조치가 GATT 제5조와 10조에 위반된다며 러시아를 WTO에 제소하였다. 이 사건에서 러시아는 문제가 된 조치는 GATT 제21(b)(iii)조 안보예외에 의해 정당화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러시아는 GATT 제21(b)조는 필수적 안보이익(essential security interests)의 존재와 그 필요성 및 수단을 판단할 권한은 회원국에게 있으므로 패널의 심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2. 주요 쟁점별 이슈 및 판단기준


    가. GATT 제21조에 대한 관할권


패널은 우선 패널이 GATT 제21(b)(iii)조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패널은 DSU 제1.1조에 따라 DSU의 규칙 및 절차는 부록 1(Appendix 1)에 포함된 대상협정들에 적용된다는 점, 비록 DSU 제1.2조는 부록 2(Appendix 2)에 있는 대상협정들에 대해서 특별한 또는 추가적인 규칙과 절차가 적용됨을 언급하고 있으나 부록 2에는 GATT 제21조가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점, DSU 제7.1조와 7.2조에서는 분쟁당사자가 인용하는 모든 대상협정의 관련 규정을 패널이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제21(b)조 두문(chapeau)에 언급된 조치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which it considers necessary”라는 문구에 조치국의 재량이, 뒤에 분석하는 바와 같이, 적어도 제21(b)조의 소호 (i)(ii)(iii)에 열거된 요건들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등을 종합하여, 러시아가 인용한 GATT 제21(b)(iii)조는 패널의 위임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GATT 제21조의 해석

 

    (1) ‘조치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which it considers) 문구의 적용 범위

 

패널은, 먼저 GATT 제21조 (b)항 두문(chapeau)에 포함되어 있는 “which it considers necessary” 문구에 의한 조치국의 재량이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대하여, 첫째 어느 조치가 필수적인 안보이익 보호를 위한 ‘필요한지(necessary)’에 대해서만 적용된다고 보는 해석, 둘째, 위 문구가 ‘필수적 안보이익’(essential security interests)의 존재 여부에도 적용된다고 보는 해석, 셋째, 위 문구가 제21(b)조의 3개 소호에 언급된 사안에 대해서까지 적용된다고 보는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우선 제21(b)(iii)조 문구의 통상적인 의미와 맥락, GATT 1994 및 WTO협정의 목적에 비추어 세번째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즉, 패널은 제21조 (b)항의 구조상 소호(i)(ii)(iii)에 열거된 요건에 대해서까지 조치국이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제한 문구로 되어있는 위 (i)(ii)(iii)호는 아무 필요가 없는 조항들이 될 것이라는 점, 특히 (b)항 각 소호에 언급된 “relating to”, “taken in time of”, “war”, “international relations” 등 문구들은 객관적인 평가를 요하는 것이라는 점, 제21조가 회원국들에게 절대적인 재량권을 주는 조항이라고 보아 회원국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GATT 및 WTO협정상의 의무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WTO협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해친다는 점, 제21조에 관한 협상역사를 보더라도 제21조에 언급된 일방적 판단권은 각 소호에 규정된 다른 요건에 대해서까지 적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논의되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세번째 해석은 적절치 않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패널은 “which it considers necessary” 문구가 조치국의 ‘필수적인 안보 이익’(essential security interests)과 어떤 조치가 이를 위해 ‘필요한지’(necessary) 여부에 대한 판단에 미치는지, 아니면 필요성 여부에만 미치는지를 검토하였다.


먼저 ‘필수적 안보이익’이란 영토나 국민을 외부의 위협으로 보호하거나 국내 법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국가의 본질적인 기능에 관한 이익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의미의 안보이익은 일반적으로 해당국가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필수적 안보이익에 대한 조치국의 판단재량은 신의칙(good faith)에 의해 제한되며 조치국이 단순한 무역상의 이익을 필수적 안보이익으로 포장(re-labelling)하여 WTO협정상의 의무를 면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패널은 제21조 안보예외를 원용하는 국가는 자신이 주장하는 필수적 안보이익의 진정성(veracity)을 보여 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그 안보이익을 설명(articulate)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패널은 조치의 필요성, 즉 조치와 필수적 안보이익과의 관련성(connection)에 대해서도 조치국의 판단 재량이 인정되나, 그 재량은 역시 신의칙에 의해 제한된다고 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패널은 문제의 조치가 일응 조치국의 필수적 안보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 즉 최소한의 개연성(plausibility)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하였다.


    (2) 제21조 안보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쟁점조치는 GATT에 합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


패널은 제21(b)(iii)조에 규정된 전쟁 또는 기타 국제관계에서의 비상상태(other emergency in international relations)는 근본적인 상황변화로서 쟁점조치의 WTO 협정 위반 여부를 평가하는 사실관계의 근본적인 변동을 초래한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쟁점조치가 제21(b)(iii)조가 적용되는 사안인지를 평가함에 있어서는 그 쟁점조치가 WTO협정에 위반되는지를 먼저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이런 입장에서 패널은 먼저 쟁점조치가 제21(b)(iii)조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이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에만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GATT 제5조 및 제10조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논리적인 판단순서라고 보았다. 그러나 패널은 제21조의 (b)항 (i)(ii)호의 상황에서도 위와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3) 쟁점조치가 제21(b)(iii)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러한 입장에서 패널은 문제가 된 러시아의 2016년 통행제한 조치가 GATT 제21(b)(iii)조에 의해 정당화되는지를 검토하였다. 이를 위하여 조치가 전시 또는 국제관계에 있어 비상시에 취해졌는지를 살펴보았다. 관련하여, 패널은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상황이 ‘국제관계에 있어 비상시’에 해당되는지를 검토하였다. 패널은 최소 2014년 3월부터 2016년말까지 국제사회가 염려 정도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악화되었고 특히 2016년 12월 상황은 UN 총회에서도 무력 충돌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되었다는 점, 2014년부터 많은 국가들이 해당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러시아를 대상으로 제재를 부과하기도 하였다는 점 등에 근거하여 쟁점조치가 취해질 당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국제관계에 있어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어서 쟁점조치가 GATT 제21(b)조의 두문(chapeau)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하였다. 우선 러시아가 필수적인 안보이익을 설명할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하여, 패널은 비록 러시아는 직설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2014년의 상황을UN총회가 무력충돌을 수반하는 상황으로 보았고 인접국가의 국경 안전에 영향을 주는 사태였기 때문에 쟁점조치 당시 필수적 안보이익이 걸려 있음을 인정된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쟁점조치의 필요성, 즉 필수적 안보이익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하여 패널은 2014년 상황에 비추어 쟁점조치가 러시아의 필수적 안보이익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패널은 러시아의 통행제한 조치가 GATT 제21(b)조에 의해 정당화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패널은 제21(b)(iii)조가 적용되는 경우 WTO협정 위반을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패널의 입장에 상소기구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를 예상하여 우크라이나의 GATT 제5조 및 제10조 위반 주장을 예비적으로 판단하였다. 패널은 러시아의 쟁점조치가 WTO회원국 영토 통과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제5.2조 1문과, 상품 또는 선박 등 운송수단의 국적, 소유권, 출발지, 도착지 기타 상황에 기초하여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5.2조 제2문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작성자: 법무법인(유) 세종 국제통상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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