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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vs. US - Tariff Measures 사건 (DS543, 2020. 09. 15. - 패널) 본문

China vs. US - Tariff Measures 사건 (DS543, 2020. 09. 15. - 패널)

통상분쟁 판례해설/GATT 관련 사건 2021. 11. 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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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관계


     이 사건은 미국이 1974년 무역확장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통해 중국산 수입물품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하여 중국이 WTO에 제소한 사건이다. 미국은 중국이 ‘Made in China 2025’와 같은 산업정책에 따라 미국의 기술, 지적재산권, 영업비밀을 도둑질하거나 부정 사용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어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중국산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2018. 7. 6. 1차로 818개 품목, 340억불상당의 중국산 수입물품(List 1)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였다. 2018. 9. 24에는 2차로 5,745개 품목, 2,000억불 상당의 중국산 수입물품(List 2)에 대해 10%의 추가관세를부과하였고 이 관세율은 2019. 5. 9. 25%로 인상되었다.


2. 주요 쟁점 및 패널의 판단


     패널절차에서 중국은 미국의 조치가 최혜국대우 원칙을 규정하는 GATT 제1.1조, 양허관세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GATT 제2.1조 (a)항과 양허관세를 초과하는 추가관세 부과를 금지하는 GATT 제2.1조 (b)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절차적 주장으로, (1) 미국과 중국은 DSU 제12.7조에서 언급하고 있는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mutually satisfactory solution)에 도달했으므로 패널은 판정(findings)을 내려서는 안되고 해결책에 도달되었다는 사실만 보고하는 데 그쳐야 한다, (2) List 2 품목에 대하여 10%에서 25%로 관세가 인상된 조치는 패널의 위임범위(terms of reference)에 포함되지않는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미국은 중국의 GATT 협정 위반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지 아니하고, 단지 미국의 조치는 GATT 제20조 (a)호에 의해 정당화된다고 항변하였다.


가. DSU 제12.7조상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mutually satisfactory solution) 여부


     미국은 중국과의 사이에 DSU 제12.7조 마지막 문장에서 말하는 분쟁의 ‘종결합의’(settlement of the matter)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주장은 양국이 이 사건을 WTO 시스템 밖에서 해결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양국간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제12.7조에서 말하는 ‘해결’(solution)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 따르면, DSU 제12.7조의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이란 분쟁 사안에 대한 해결책이 발견된 상황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인 경제통상협정(Economic and Trade Agreement)을 체결하고 양자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양국간 분쟁에 대한 해결책이 발견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과의 1단계 합의는 이 사건 추가관세 부과조치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고 DSU 제3.6조에 언급된 ‘상호 합의된 해결책’(mutually agreed solution)에 도달하지 못하였으므로 제12.7조의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mutually satisfactory solution)에도 이르지 못하였다고 주장했다.


패널은 일단 WTO분쟁절차가 개시되면, 제소국이 제소를 취하하거나 절차의 중단을 요구하거나 분쟁당사국들이 상호 합의된 해결(mutually agreed solution)에 도달하지 않는 한, 패널과 상소기구는 제소된 분쟁에 대해 판정을 내려야 한다고 하면서, 이런 점에서 볼 때 DSU 제12.7조의 ‘상호 합의된 해결’은 이를 통해 분쟁당사국들이 DSU상의 권리를 포기(relinquish)한 것과 같은 수준의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봤다. 패널은 과거의 패널과 상소기구가 ‘상호 합의된 해결’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상당히 높은 기준을 적용해 온 것이 이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의 논리에 따르면, 분쟁당사국들이 양자간 협상을 진행하였지만 분쟁사안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DSU 제12.7조에서 의미하는 ‘해결’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나, 패널이 보기에 이런 상황은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이 아니라고 했다.


결국 패널은 ‘해결’은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일 때 존재하는 것이며, 일방 당사자는 만족스럽다고 주장하지만 상대방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해결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DSU 제12.7조의 ‘상호 합의된 해결’이 존재하려면 분쟁당사국들이 모두 ‘해결’에 도달했다는 공통된 평가(shared assessment)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분쟁당사국들은 분쟁절차와 병행하여 양자간 협의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러한 양자간 협의는 분쟁절차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분쟁절차에 추가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이라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이러한 협상이 진행된다고 하여 제소국이 해당 분쟁에 대하여 패널의 판정을 받을 권리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패널의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패널은 이 사건에서 DSU 제12.7조에서 의미하는 ‘상호 만족할만한 해결’(mutually agreed solution)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 패널의 위임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


     이 사건에서 List 1에 포함된 물품에 대해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 조치와 List 2에 포함된 물품에 대해 10%의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한 조치는 모두 패널의 위임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에 쌍방간 이견이 없었으나, 미국은 List 2의 품목에 대해 10%에서 25%로 추가 관세율을 올린 조치는 위임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패널은, WTO 분쟁해결절차에서 패널의 권한(mandate) 또는 위임범위(terms of reference)는 제소국이 패널 요청서에서 제기한 조치(measures)와 관련 주장(claims)을 검토하는 것이고, 여기서의 ‘조치’는 일반적으로 패널 설치 당시 존재하는 조치를 말하는 것이지만, 패널설치 이후에 원조치가 변경(amendment)된 경우 그로 인해 원조치의 ‘본질’(essence)”이 바뀐 것이 아니라면 변경된 조치도 패널의 위임범위에 포함된다는 종래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런 관점에서 패널은, List 2에 포함된 물품에 대한 추가관세율이 추후 인상될 것임이 패널 요청서에서 언급되었다는 점, 미국은 2018. 9. 21.자 통지서와 2019. 5. 9.자 통지서에서 관세율 인상을 언급하였다는 점, 관세율 인상이 동일한 품목에 대하여 같은
기관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 이러한 관세율 인상이 중국이 주장하는 GATT 제1.1조 및제2.1조상 혜택을 무효화하거나 침해하는 조치라는 법적 의미에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 등에 비추어, List 2 품목에 대한 관세율 인상조치는 원조치의 성질이나 본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패널은 List 2 품목에 대한관세율 인상조치가 패널의 위임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쟁점 조치가 GATT 제1.1조 및 제2.1조 (a)항 및 (b)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먼저 중국은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조치가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제공하는 혜택(advantage)을 중국에 대해서만 부인하는 조치이므로 GATT 제1.1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패널은 GATT 제1.1조 위반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 쟁점 조치가 제1.1조의 적용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 패널은 미국이 부과한 추가 관세는 GATT 제1.1조에서 의미하는 관세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둘째, 문제가 된 중국산 수입물품이 다른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물품과 제1.1조에서 의미하는 동종물품(likeproducts)이어야 하는데, 이전 WTO 판례에서는 일관되게 어떠한 조치가 단지 원산지(origin)만을 근거로 차별하는 경우 동종성(likeness) 요건은 충족된 것으로 추정(presumed)했다. 패널은 미국의 추가관세는 중국산이라는 윈산지만을 기준으로 중국산 수입물품에 부과된 것이므로 동종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셋째, 다른 국가들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혜택, 편의, 특권 또는 면제(advantage, favour, privilege, or immunity)가 제공되어야 한다. 패널은 미국의 추가관세가 중국산 제품에만 부과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추가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 다른 WTO 회원국의 상품에만 혜택이 제공되었다고 판단했다. 넷째, 이러한 이익이 동종물품에 즉시(immediately) 그리고 무조건적으로(unconditionally) 제공되지 않았어야 한다. 패널은 이 사건에서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로 중국산 동종물품에 대해 이러한 이익이 즉시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제공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GATT 제2.1(b)호 및 (a)호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패널은 미국의 추가관세는 양허표에 명시된 조건을 초과하여 부과된 것이므로 GATT 제2.1(b)호에 위반되며, 또한 중국산 물품에 대해 양허표에 명시한 것보다 더 불리한 대우를 했기 때문에 GATT제2.1(a)호도 위반했다고 판시하였다.

 

라. 쟁점 조치가 GATT 제20조 (a)호에 의해 정당화되는지 여부


(1) GATT 제20조의 성격 및 판단방법


     미국은 중국산 수입물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조치가 GATT 제20조 (a)호에 언급되어 있는 공중도덕(public moral)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정당화된다고 주장하였다. 즉, 미국의 301조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중국의 법, 정책 및 관행은 미국의 기술, 지적재산권, 영업비밀에 대한 중국정부가 허락한(state-sanctioned) 절도(theft) 또는 유용(misappropriation)에 해당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도덕관념에 반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조치는 미국이 주장하는 공중도덕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미국은 노골적으로 강압적인 경제적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GATT 제20조 (a)호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패널은 우선 GATT 제20조의 성격에 관하여, 이 조항은 WTO협정에 위반되는 조치를 예외적으로 정당화시키는 규정으로, 제20조 각호는 GATT의 다른 규정에서 규정하는 실체적 의무에 대한 제한적이고 조건적인 예외(a limited and conditional exception)를 규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쟁점조치가 제20조 각호에 해당하고 제20조 두문(chapeau)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은 피제소국에게 있다는 종전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음으로, 미국의 조치가 제20조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에 관하여, 패널은 먼저 (1) 쟁점조치가 제20조 각호에 열거된 정책목적(이 사건에서는 ‘public morals’)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본 다음, (2) 제20조 두문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제20조 두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쟁점조치가 (가) 제20조 각호에 열거된 정책목적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되었는지(designed) 여부와 (나) 그 정책목적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necessary)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쟁점조치가 정책목적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인지 여부는 여러가지 요소를 비교형량(weighing and balancing)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쟁점조치와 ‘WTO협정에 위반되지 않는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대안’(reasonably available WTO-consistent alternative)을 서로 비교하게 된다고 했다.

 

(2) 미국의 조치가 GATT 제20조 (a)호가 언급하고 있는 ‘공중도덕’(public morals) 목적과 관계되는 조치인지 여부


     위와 같은 판단방법에 따라 패널은 먼저 미국의 조치가 GATT 제20조 (a)호가 언급하고 있는 ‘공중도덕’(public morals) 목적과 관계되는 조치인지 여부를 살펴보았다.


패널은 ‘공중도덕’이라는 개념은 정의되지 않았으나 종전의 패널들은 이를 ‘어느 사회나 국가가 가지고 있는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의 기준’(standards of right and wrong conduct maintained by or on behalf of a community or nation)을 의미하는 것으로 봤다고 한다. 이런 의미의 공중도덕은 각 WTO 회원국의 사회적, 문화적, 도덕적, 종교적 가치에 따라 시간적으로 또는 공간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종전 분쟁에서는 예컨대 일정 연령 이하의 자에 대한 도박금지, 병적인 도박꾼 보호, 문화적 상품에서 폭력이나 음란물 규제, 전통 문화와 가치 보호, 동물 복지, 자금세탁 방지,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해소 및 사회 취약계층 포용(social inclusion)등이 공중도덕에 관련된 정책으로 인정되었다고 했다.


패널은 쟁점조치에 관한 법적 문서에서 공중도덕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점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이런 명시적 언급이 없더라도 조치의 설계(design), 내용(content), 구조(structure) 및 예상되는 운영(expected operation)등을 평가하여 해당 조치가 공중도덕과 관련된 조치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사건에서 미국은 조치의 이유가 된 중국의 행위, 즉 중국기업에 이익을 주고 중국의 산업정책을 달성하기 위하여 강압(coercion)과 속임수(subterfuge)로 미국기업의 지적재산권, 영업비밀, 기술, 기밀정보를 훔치거나 부적절하게 획득하는 행위는 미국이 가진 ‘옳고 그름의 기준’(standards of right and wrong)에 위반되며, 따라서 GATT 제20조(a)호에서 언급하는 공중도덕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절도, 협박, 산업 스파이 및 영업비밀 침해, 반경쟁적 행위 등을 처벌하는 국내 형사법 규정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들 미국 국내법은 공정한 경쟁(fair competition)과 페어플레이(fair play) 개념을 담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불공정 행위’(unfair competitive practices)는 단순히 비즈니스와 혁신을 해할 뿐 아니라 미국의 민주주의적 정치·사회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본다고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행위는 미국이 가진 옳고 그름의 기준에 반하고 따라서 미국의 관세부과조치는 제20조 (a)호가 언급하고 있는 공중도덕에 관련된다고 미국은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중국은 어떤 행위를 국내법에서 형사처벌한다고 하여 그것이 공중도덕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관련하여, 중국은 제20조 (a)호의 public morals는 비경제적 목적에만 적용되고 미국이 주장하는 ‘불공정 경쟁’과 같은 경제적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제20조 (a)호는 경제적 문제를 배제한다고 볼 수 없으며 어떤 조치는 도덕적 성격과경제적 성격을 모두 가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당사국들의 주장에 대하여, 패널은 각국이 스스로 공중도덕 개념을 정의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적정한 보호수준을 정할 재량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각국이 설정한 공중도덕의 범위를 존중(deference)하는 것이 종전의 패널 및 상소기구의 입장이었음을 확인했다. 또한 제20조 (a)호의 공중도덕에 경제적 문제가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패널은 도덕적 목적은 경제적 측면과 분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제20조의 각호에는 경제적 성격을 가진 목적을 규정하고 있는 것들도 있으므로, 공중도덕에는 경제적 이슈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기준에 입각하여 패널은 미국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절도, 유용, 불공정 경쟁 등과 관련한 옳고 그름의 기준은, 적어도 개념적으로는, 제20조 (a)호의 공중도덕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3) 미국의 조치가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되었는지(designed) 여부


     패널에 따르면, 종래 상소기구는 제20조의 “to protect public morals”라는 문구가 쟁점조치가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design)되었는지를 살펴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쟁점조치와 공중도덕 목적 간에 관계(nexus 또는 relationship)가 있는지, 다시 말해 쟁점조치가 공중도덕 목적을 보호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whether the measure is not incapable of protecting public morals)를 검토하는 것을 말하며, 이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쟁점조치의내용(content), 구조(structure), 예상되는 운용(expected operation)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만약 쟁점조치가 공중도덕을 보호할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되면 쟁점조치는 공중도덕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따라서 설계 테스트는 충족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먼저 제20조 (a)호에는 이러한 ‘설계’ 요건을 요구하는 문구가 존재하지 않음을 지적하였다. 설사 설계 요건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① 미국의 조치는 301조 보고서에 기재된 중국의 불공정한 행위나 정책을 제거하기 위한 명시적인 목적(explicit goal)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② 해당 조치는 중국의 불공정하고 비도덕적인 기술이전 정책의 혜택을 받은 특정 유형의 물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 ③ 미국의 조치는 미국의 소비자 및 구매자들에게 중국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이런 불공정한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신호를 준다는 점, ④ 해당 조치는 중국이 불공정 행위나 정책을 계속하는 한 추가적인 경제적 비용을 부담시켜 중국으로 하여금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억제(disincentive)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설계” 요건을 충족한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은 우선 쟁점조치가 ‘공중도덕 목적을 보호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not incapable of protecting public morals)는 상소기구의 기준이 제20조 (a)호에 적절히 근거를 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나아가 중국은, 설사 “not incapable” 기준이 적절하다 하더라도, 공중도덕을 보호할 능력이 있으려면 쟁점조치가 공중도덕에 반하는 행위나 내용(morally offensive conduct or content)을 가진 물품에 적용되어야 하는데, 미국의 추가관세는 중국의 ‘비도덕적인’ 행위로 생산된 물품을 대상으로 부과된 것이 아니고 대상 물품의 내용이 비도덕적인 것도 아니므로 공중도덕 목적을 보호할 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양당사국의 주장에 대하여 패널은, ‘설계’ 테스트는 ‘필요성’(necessity) 테스트를 하기 위한 예비적 분석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설계’ 분석 단계에서 후속의 필요성 분석을 할 필요가 없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상소기구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패널은 이 사건에서 ‘설계’ 분석을 별도로 하지 않고 이를 ‘필요성’(necessity) 분석에 통합하여 검토하겠다고 했다. 즉, 패널은 이 사건에서 쟁점조치가 제20조 (a)호의 공중도덕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인지를 심리함에 있어 종합적 분석방법(holistic approach)을 택한다고 하면서, 이런 종합적 분석에 있어서는 쟁점조치의 ‘설계’ 즉 공중도덕과 적절한 관계(nexus)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것은 결국 공중도덕 보호를 위해 필요한 무역제한적 조치와 그렇지 않은 조치 사이의 경계선 내지 균형(line or balance)을 찾는 문제라고 봤다.


(4) 쟁점조치가 공중도덕 보호를 위해 필요한(necessary) 조치인지 여부

     미국의 조치가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necessary) 조치인지 여부에 대하여, 미국은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는 중국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한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러한 행위를 계속할 유인(incentive)을 감소시킴으로써 동 행위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므로 ‘필요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의 추가관세가 비도덕적 내용이 포함된 물품들을 대상으로 부과된 것이 아니므로 제20조 (a)호의 공중도덕 목적에 기여(contribute)하지 않고 따라서 필요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제3참여국인 EU는, 미국의 추가관세는 대상 물품이 중국의 비도덕적 행위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넓은 품목을 대상으로 부과되었다는 점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공중도덕에 대한 기여는 매우 간접적인(too indirect)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런 주장들에 대해 패널은 전통적인 ‘필요성’ 분석기법에 따라 네가지 요소 (목적의 상대적 중요성, 무역제한 효과, 기여도,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대안)를 검토했다.


첫째, ‘목적의 상대적 중요성’과 관련하여 패널은, 종래 패널과 상소기구는 각국이 자국의 고유한 시스템과 가치척도에 따라 그 사회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공중도덕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는 존중해 왔음을 상기하면서, 이런 관점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공중도덕목적은 미국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핀단했다.
둘째, 조치의 ‘무역제한 효과’에 대하여는, 미국의 조치가 매우 광범위한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무역제한의 효과가 상당하다고 했다.
세번째 요건인 조치의 ‘기여도’와 관련하여, 패널은 ‘기여도’가 어느 정도이어야 하는지(예컨대 ‘material’한 기여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일정한 기준은 없다고 했다. 다만 ‘목적과 수단 사이의 진정한 관계’(genuine relationship of ends and means)가 인정되면 기여는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종래 패널과 상소기구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 사건에서 ‘기여도’와 관련한 핵심쟁점은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morally offensive conduct or content)이 포함된 물품에 한정되어 부과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직접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과 무관한 물품에도 부과될 수 있는지였다. 미국은 제20조 (a)호가 단지 “necessary to protect public morals”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necessary to protect public morals from morally offensive products”라고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추어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반드시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morally offensive conduct or content)이 포함된 물품에 한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 물품에 부과된 조치는 목적과 수단간에 진정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널은 이와 같은 쟁점에 대하여 추상적인 차원에서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목적과 수단간의 진정한 관계’는 피제소국이 선택한 조치(chosen measures)와 피제소국이 주장하는 목적 사이의 관계(nexus)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패널은, 설사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비도덕적 행위가 화체(embody)되지 않은 물품에 제20조 (a)항의 조치를 부과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제소국은 여하튼 자신이 선택한 조치와 목적간의 관계(nexus)를 입증하여 해당 조치가 공중도덕을 보호할 수 있다는(apt to) 점, 해당 조치가 제20조 (a)호에서 말하는 필요한(necessary)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패널은 List 1와 List 2에 포함된 물품들이 추가관세 부과대상으로 선정된경위와 배경을 살펴보았다. 먼저 List 1 물품의 선정경위와 관련하여, 패널은 미국의 최초 선정공고(2018. 4. 6)에서 “Made in China 2025” 등 중국 산업정책의 혜택을 받은 중국산 물품들을 추가관세 부과대상으로 선정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으나, 실제 선정된 물품들에는 중국의 산업정책과 무관한 물품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1차 공고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공표한 2차 공고(2018. 6. 20)에서는 ① 중국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물품, ② 추가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수 있는 물품, ③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거나 “Made in China 2025” 정책과 무관한 물품을 제외하였다고 설명하고 있어, 대상물품의 선정이 미국의 주장하는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미국경제에 대한 손해를 피하기 위한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패널의 판단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패널은 List 1 물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가 공중도덕과 전정한 관계(genuine relationship)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List 2 물품에 대해 추가관세가 부과된 것은 중국이 미국의 1차 추가관세 부과에 대하여 자신의 불공정한 산업정책을 수정하는 대신, 약 500억불에 달하는 미국산 물품에 대하여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패널은 2018. 9. 21. 시행된 2차 추가관세 부과도 미국 301조 보고서에 적시된 중국의 불공정한 행위나 정책의 혜택을 받은 물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이상의 사실에 입각하여, 패널은 미국은 자신의 조치가 어떻게 공중도덕 보호에 기여하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조치와 공중도덕 목적 간에 어떻게 진정한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였다고, 따라서 미국의 조치는 일응 필요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끝으로 네번째 요건인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대안’이 있는지에 관하여, 중국은 미국의 조치는 공중도덕 보호를 위해 설계된 조치도 아니고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도 아니므로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미국은 이 사건 관세부과 전에 중국과의 대화(dialogue), 경고(admonishment), 다자간 포럼에서의 협의(engagement in multilateral forums) 등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한 산업정책을 시정하려고 노력해온 사실을 제시하면서 이런 합리적 대안이 효과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패널은 앞에서 미국이 자신의 조치가 어떻게 공중도덕 보호에 기여하는지, 그 조치가 공중도덕 보호를 위해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였다는 예비적 결론(preliminary conclusion)을 내린 이상, 합리적 대안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3. 시사점


     이 사건에서의 쟁점조치인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는 DSU 제22조에 의한 보복조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애초부터 패널이 이를 GATT 제20조 (a)호의 공중 도덕(Public morals)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정당화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패널은 상소기구가 설정한 필요성 테스트(necessity test) 도그마에 묶여 이를 적용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사실상 이는 형식에 그쳤고, 종합적인 평가(holistic examination)을 한다는 명분하에 단지 쟁점조치와 정책목적 간의 진정한 관련성(a genuine nexus of ends and means)이 없 다는 이유로 미국의 조치를 협정불일치로 판단하였다.


패널은 ‘쟁점조치와 정책목적 간의 진정한 관련성’ 여부를 필요성 테스트에서의 ‘기여도’(contribution) 문제로 보았으나, 결국은 쟁점조치와 정책목적 간에 진정한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20조 (a)호 예외 주장을배척함으로써 사실상 이것이 제20조 (a)호의 예외 분석에 있어 핵심 포인트임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패널은 ‘설계’(design) 요건 분석도 생략하였고, 종전 WTO분쟁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필요성 분석 요소로 인정되어 온 ‘합리적으로 이용가능한 대안’ 분석도 생략하였다. 한마디로 패널은 ‘쟁점조치와 정책목적 간의 진정한 관련성 (a genuine nexus of ends and means)’이 없다는 점, 다시 말해 미국의 ‘공중도덕’ 주장은 다른 나라의 정책을 바꾸기 위한 강압적 조치를 호도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론을 내버린 것이고, 이런 결론을 도출함에 있어 종전 패널과 상소기구가 확립한 정교한 ‘필요성’ 법리는 오히려 불필요한 걸림돌로 작용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필요성’과 관련한 핵심쟁점은 공중도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morally offensive conduct or content)이 포함된 물품에 한정되어 부과되어야 하는지(중국의 주장), 아니면 직접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과 무관한 물품에도 부과될 수 있는지(미국의 주장) 여부였다고 할 수 있다. 제20조 (a)호 문언만 보면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과 무관한 물품에도 부과될 수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패널은 이런 이슈에 대해 추상적인 차원에서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으나, 그러면서도 미국이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행위나 내용(morally offensive conduct or content)이 포함된 물품 이외의 물품에 관세를 부과했다는 이유로 제20조 (a) 예외 적용을 거부함으로써, 결국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가 되었다.이 사건은 WTO협정에서 무역자유화 가치와 충돌하는 다른 정당한 정책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예컨대 어느 국가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의 심각한 인권탄압 문제를 이유로 신장 위구르산 면화 수입을 금지하는 경우, 이러한 인권탄압과 무관한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였다고 하여 이를 제20조 (a)호로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인가?


작성자: 법무법인(유) 세종, 김두식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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