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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Lighthouse vs. East Timor 사건(ARB/15/2)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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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투자 유치국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계약서에 포함된 ICSID 중재 회부 문안은 투자자-국가 분쟁에 관한 ICSID의 관할권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판시된 사건이다. 

 

청구인 Lighthouse Corporation Pty Ltd.는 호주 회사로서 2010년 10월부터 11월까지 동티모르 정부와 휘발유 및 발전기 공급, 해상 저유 시설 제공, 유류 저장 시설 설계 제공 의향에 관한 3건의 문건에 서명하였다. 각 문건에는 ‘Lighthouse사의 상품 판매에 적용되는 표준 거래 조건’이라는 서류가 부속서로 첨부되어 있었다. 이 표준 거래 조건에 매입자와 분쟁 발생시 ICSID 중재에 회부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東티모르 외국인 투자법에는 외국인 투자자와의 분쟁은 ICSID 중재에 회부한다는 조항이 있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투자 인가증을 수령한 투자자라고 별도로 정의하고 있었다. 청구인은 東티모르에 유류를 납품하였으나 대금 수령 및 거래 조건 충족 여부를 두고 東티모르와 다툼이 발생하였다. 

 

청구인은 표준 거래 조건과 東티모르 외국인 투자 유치법상의 ICSID 중재 회부 조항을 원용하여 2014년 12월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東티모르는 표준 거래 조건이 ICSID 중재에 대한 ICSID 협약 25(1)조상의 동의에 해당하지 않고 청구인은 외국인 투자 유치법상의 외국인 투자자가 아니므로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ICSID 관할권을 부인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ICSID 중재 동의 의사의 표명


     ICSID 협약 25(1)조는 투자자-국가 분쟁을 ICSID 중재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분쟁 당사자의 문서상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 체약국 정부의 동의는 투자협정이나 기타 국제적인 조약, 국내법 등에 규정하여 해당 종류의 분쟁에 대한 ICSID의 관할권을 일괄하여 동의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 사건에서 東티모르의 ICSID 동의는 청구인과 맺은 계약서에 부속서로 언급된 별도 문서에 기재되어 있었다. 이처럼 별도 문서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동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는 않고 그리한 사례도 있다. 東티모르는 국가의 ICSID 중재 동의 의사는 명백하고 분명하게 표시되어야 하며 동의 없이 분쟁을 국제 중재에 회부하도록 국가에 강요할 수 없고 중재 동의 의사가 표시된 부속서를 본 협정에 포함시키겠다는 당사자간의 공동의 의사가 확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청구인의 입장에 동의하였다. 국가의 ICSID 중재 동의는 표명된 것으로 추론할 수 없고 동의 의사가 명백히 표명되거나 동의 의사가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2) 표준 거래 조건


     청구인이 東티모르와 체결한 3건의 계약서 본문에는 중재 조항이 없고 부속서로 첨부된 표준 거래 조건 문서에 분쟁 발생시 ICSID에 회부한다는 문안이 있었다. 청구인은 이 부속서가 본 계약의 일부분이므로 東티모르의 중재 동의 의사가 표명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東티모르는 부속서에 중재 동의 내용이 있는 사실과 부속서를 계약의 일체가 된다는 점(reference by integration)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하였다. 

 

판정부는 3건의 계약서에 표준 거래 조건이 첨부된 양태를 살펴보았다. 2010년 10월 체결된 유류 공급 계약은 말미에 ‘잠재 구매자(즉 東티모르)는 이 거래 조건을 Lighthouse사의 디젤 발전기 공급 개요와 함께 검토하여 줄 것을 권유한다’는 문안이 있었고 발전기 공급 개요 문안 중에 Lighthouse 표준 거래 조건이 적용된다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었다. 판정부는 표준 거래 조건의 언급이 매우 모호하고 이를 본 계약의 불가분의 일체로 결합시킨다는 의사가 분명하게 표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유류 공급 계약에 결합시킨다는 직접적인 문안이 없고 청구인의 거래 조건을 검토하는 수단으로서 공급 약정이 언급되었을 뿐 이를 유류 공급 계약의 일부로 결합한다거나 계약의 부분으로 한다는 언급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디젤 발전기 공급 개요는 그 내용 자체가 계약적인 것이 아니라 東티모르의 전기 수요 분석 및 공급 방안에 관한 제안서 성격이어서 계약서인 본 문서의 일부분화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표준 거래 조건이 유류 공급 계약 서명일에 東티모르에게 전달되었고 이 계약 서명 후 東티모르의 행동을 보았을 때 표준 거래 조건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다. 판정부는 이에 따라 ICSID 중재가 포함된 별도 문서를 본 계약에 일체화하겠다는 당사자의 의사가 증명되지 않으며 별도 문서를 본 계약에 결합시킨다는 의사도 분명하게 표현되지 않았고 청구인이 별도 문서를 인지하거나 상당 시일 전에 제공되지도 않았으므로 청구인은 東티모르가 ICSID 중재에 동의하였다는 주장을 입증하는데 실패하였다고 판시하였다 (248-256).

 

청구인과 東티모르가 맺은 두 번째 계약은 2010년 11월에 체결된 浮游 貯油 시설 부속서로서 청구인이 유류 임시 저장을 위한 바지선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이 부속서에도 첨부된 표준 거래 조건에 따른다는 문안은 있었으나 실제 첨부되지는 않았다. 판정부는 실제 첨부되지도 않은 문서를 단지 본문에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해당 문서를 본 계약의 일부로 결합시키겠다는 의도를 입증하기에 현저히 불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세 번째 계약은 청구인이 東티모르 내 유류 저장 시설의 설계, 건설, 설치 의사를 표명한 부속서로서 표준 거래 조건이 언급되어 있었다. 판정부는 동 부속서의 내용 자체가 계약적인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사업 제안서로서 東티모르가 성질이 전혀 상이한 표준 거래 조건이 불가분의 일체로서 결합되어 있다고 인지했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상을 근거로 판정부는 위 3개 계약서에 표준 거래 조건이 일체로서 결합되어 있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東티모르가 ICSID 중재를 동의했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불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 (257-267).

 

3) 동티모르의 동의 의사 확인 여부

 

     청구인은 표준 거래 조건을 東티모르에게 사전에 전달하였으므로 東티모르도 ICSID 중재 관할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판정부는 이미 표준 거래 조건이 본 계약의 일체로서 결합된 것이라는 당자사 공동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고 판정하였으므로 사전 전달을 통한 통키모르의 인지 여부에 대해 굳이 심리할 필요는 없으나 심리의 완전성을 위하여 청구인의 주장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청구인의 주장에 따르면 유류 공급 계약 체결 이틀 전인 2010년 10월 20일 청구인 관계자가 Gusmao 東티모르 대통령 예방시 전달한 파란색 서류 폴더에 문제의 표준 거래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東티모르 관리에게 e-mail로 송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판정부는 양 당사자간의 ICSID 중재 동의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이 단순한 서류 전달만으로는 ICSID 협약상의 중재 동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하였다. 서류 전달이나 e-mail 송부 시 표준 거래 조건에 ICSID 중재 조항이 있고 이를 본 계약에 부속함으로써 東티모르간 ICSID 중재에 동의하는 것이라는 점이 청구인으로부터 표명되지도 않았고 東티모르가 이를 인지하고 접수하였다는 증거도 없다고 첨언하였다(280-282).

 

 

4) 東티모르 투자 유치법


     東티모르 외국인 투자 유치법 23(2)조는 외국인 투자자와의 분쟁은 별도의 합의간 없는 한 ICSID 중재에 회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설사 표준 거래 조건 첨부를 통한 ICSID 관할권이 인정되지 못할지라도 이 조항에 의거하여 ICSID는 이 사건 관할권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신은 東티모르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이라는 것이다. 청구인은 외국인 투자법상의 외국인 투자자는 통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이 법 3(f)조에 외국인 투자자 증명서 소지자라고 별도로 정의되어 있고 東티모르 정부는 청구인에게 해당 증명서를 발급한 사실이 없으므로 청구인은 이 법상의 외국인 투자자가 아니며 따라서 청구인과의 분쟁은 ICSID 관할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판정부는 청구인이 외국인 투자자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했음을 확인하고 東티모르의 주장을 수용하였다.


청구인은 외국인 투자 유치법 18조는 별도의 법적 체계를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특별 투자 약정 개념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을 특별 투자 약정으로 보아 ICSID 관할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판정부는 이 법상의 특별 투자 약정은 각료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별도의 조항이 있고 이 사건 계약은 이러한 승인을 받은 바 없으므로 특별 투자 약정이 될 수 없다는 東티모르의 반론을 접수하여 청구인의 주장을 기각하였다.

 

 

다. 평가 및 해설


      이 사건의 성격을 간단하게 규정하자면 대기업에 의한 왜소국 기망 사건이다. ICSID 중재 동의로 해석할 수 있는 문건을 티모르 정부에게 분명하게 알리지 않고 계약에 첨부하여 해당 문서를 본 계약과 불가분의 일체로 만든 후 이를 근거로 티모르가 ICSID 중재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만일 동 티모르가 신생 약소국이 아니었더라면, 청구인이 동티모르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호주 기업이 아니었다면 감히 이러한 방식으로 ICSID 중재 동의를 시도나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동티모르는 1500년대부터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아 오다 태평양 전쟁 기간 중에 잠시 일본에 점령되었다가 1971년 자치권을 획득하였다. 그러나 1975년 인도네시아가 침략하여 1999년까지 강제 점령당하였다. 1999년UN 감시하에 실시된 주민 투표를 거쳐 독립하였다. 인구 120만명, 1인당 GDP 1000불 미만의 신생 소국이다.

 

동티모르는 이 사건 방어를 위해 총 343만불의 소송 비용을 지불했다. 소송 대행을 맡았던 호주 법률 회사의 비용이다. 중재 판정부는 청구인에게 동티모르의 소송비 중 130만불을 지불하라고 판정하였다. 동티모르는 승소하였어도 200만불을 지불해야 했다. 동티모르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시도한 소위 reference by integration은 분쟁 발생 시 ICSID 중재를 활용하겠다는 동의 의사가 명기된 문건을 투자 계약 등의 부속서로 첨부하여 계약의 불가분의 일체로 만듦으로써 ICSID 중재 동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방식이 ICSID 중재 판정에서 진지하게 심리된 사건으로는 CSOB vs. Slovakia 사건(ARB/97/4)이 있다. 이 사건에서 판정부는 ICSID 중재 동의 내용이 포함된 문건을 본 계약에서 명기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계약 당사자가 확실히 인지하였고 ICSID 중재를 본 계약 분쟁의 해결 방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명기했다는 분명한 의사의 합의가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Brandes Investment vs. Venezuela 사건(ARB/08/3) 판정부는 ICSID 중재 동의 의사는 분명하고 명백하게 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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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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