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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US vs. Korea - Alcohol 사건 (DS75, 84, 1999. 2. 17. - 상소기구) 본문

EC, US vs. Korea - Alcohol 사건 (DS75, 84, 1999. 2. 17. - 상소기구)

통상분쟁 판례해설/GATT 관련 사건 2019. 4. 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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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한국은 주류를 일정 유형으로 분류하고 동 유형에 따라 주세를 종가세 advalorem taxes로 부과해 왔으며 주세율의 일정 비율을 교육세로 추가로 부과해 왔다. 1) EC와 미국은 위와 같은 한국의 주세법과 교육세법이 소주에 과세상의 특혜를 부여함으로써 GATT III조2항2)에 위반된다며 각각 1997년 4월 2일과 5월 23일 한국을 WTO에 제소하였다.

 

 

나. 주요 쟁점별 당사자 주장 및 판결 요지

 

1) GATT III조2항 위반 여부

 

     EC와 미국의 주장 요지는 한국이 소주에 적용하는 내국세보다 더 많은 세금을 보드카에 적용함으로써 GATT III조2항 첫 문장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고, 동내국세를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기타 수입 증류주에 상이한 방식으로 적용함으로써 같은 조항 두 번째 문장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한국은 희석식 소주3)와 증류식 소주 모두 수입 주류와 동종 상품이 아니고 또한 국내 주류와 수입 주류가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하지 않다고 반박하였다. 또한 한국은 제소국들이 문제가 된 상품들이 한국의 시장 내에서 동종 또는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상품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제소국들은 한국의 주세와 교육세가 GATT III조2항에 적시된 내국세임은 분명하며 보드카와 소주는 같은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최종 용도가 동일하기 때문에 동종 상품이라고 주장하였다. 

 

     제소국들은 또한 소주와 모든 기타 증류식 spirits와 liqueurs는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최종 용도가 같으며, 동일한 경로로 판매되고 유사한 방법으로 광고되는 점, 소비자의 수요는 위스키의 가격의 변화에 반응한다는 점, 그리고 소주와 모든 기타 증류식 spirits와 liqueurs 사이에는 상당한 정도의 교차 가격 탄력성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예로 들며 양 상품은 경쟁적이고 대체 가능한 상품이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소주와 모든 기타 증류식 spirits와 liqueurs는 유사하게 과세되지 않았고, 이러한 과세상의 차별은 국내 소주 생산에 보호를 제공하기 위하여 적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 수입 주류와 소주에 차등적인 세율을 부과하였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모든 세율의 차이가 GATT III조2항의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즉 어떤 국가도 모든 상품에 단일 세율을 부과하지는 않으며 또한 GATT III조2항의 근본적인 목적은 보호주의를 금지하려는 것이지 각 국가의 조세 체계를 조화시키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특히 동 조항의 금지 규정은 반보호주의 목적상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한국의 입장은 III조2항에 따르면 수입 주류는 경쟁적인 국내 상품에 비해 덜 호의적인 방법으로 과세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어떤 상품이 완벽하게 대체품이거나 동종인 경우 조세에 있어 차별적이어서는 안 되지만, 만약 상품들이 동종은 아니지만 여전히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경우에는 보호주의의 효과가 없는 한 어느 정도 차등 과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패널은 이 사건에서 패널이 결정해야 할 문제는 한국에서 소주와 수입 주류가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며 이는 관련 상품들의 물리적 특성, 최종 용도, 유통 채널과 가격등을 포함한 상품간 직접 경쟁 관계의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정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후 쟁점은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증거 개개에 대한 심리 위주로 진행되었다.

 

 

2) 패널 판결 요지

 

(가) 증거에 관한 쟁점

 

     한국은 제소국이 관련 상품간 정확한 교차 탄력성을 제시하지도 못하였고 일본시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로 한국 시장을 추단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패널은 i) 교차 탄력성은 중요한 증거이기는 하나 정부의 조치가 소비자 수효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교차 탄력성이 낮다는 것이 경쟁 관계가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하고, ii) 한국 이외의 시장에 관한 데이터의 증거력은 한국 시장에 관한 데이터보다 증거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분쟁 당사국 정부 조치로 인해 수입국 시장에 관한 데이터가 왜곡되어 나타나는 경우에는 유사한 환경의 외국 시장에 관한 데이터는 적지 않은 관련성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iii) 잠재적 경쟁은 문제가 된 정부 조치(차별적조세)가 없었더라면 현재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한 상품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그러한 관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간에도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쟁점이 된 상품

 

     한국은 소주에는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가 있으며 이는 III조2항의 적용에 있어서 서로 별개의 범주에 속하는 제품이므로 제소국은 단순히 소주와 HS2208하의 모든 수입주를 비교할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종류의 소주 상품과 각수입 주류간의 경쟁 관계를 개별적으로 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은 우선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가 동일한 물품인지에 대해 두 가지 소주간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 소주에 비하여 더 비싸고 알코올 도수도 더 높으며 종종 선물용으로 이용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 소주에 비하여 수입 주류와 더 비슷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주로 희석식 소주가 수입 주류와 직접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관계에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만일 희석식 소주와 수입 주류가 경쟁적 이거나 대체 가능한 관계에 있다면 증류식 소주는 당연히 수입 주류와 같은 관계에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소국은 모든 증류주들이 직접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물품이므로 HS 2208 내 주류 중 대표적인 주류에 관한 증거만으로 그 주류가 소주(희석식, 증류식)와 직접 경쟁 관계에 있다고 판정되면 HS2208 내 모든 주류도 소주와 동일한 관계에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패널은 제소국들이 그 물품의 물리적 특성이나 최종 용도 등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한 물품들에 대하여는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하였다. 패널은 제소국들이 HS 2208 항목에 해당하는 모든 물품에 대한 증거를 제출한 것이 아니고, 심지어 제소국들이 증거를 제출한 물품들이 2208 항목을 대표하기에 적절할 것인지에 대한 증거조차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았다. 결국 패널은 증거가 있는 물품으로 보드카, 위스키, 럼, 진, 브랜디, 코냑, 리큐르, 데킬라, 기타 첨가주만을 인정하고 이들 상품과 한국 소주와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패널은 두 형태의 소주와 각 수입 물품간에 개별적인 비교를 하여야 한다는 한국의 주장을 배척하고, 모든 수입 물품이 공통된 특성, 최종 용도, 판로 및 가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수입 양주간에 물리적 특성이나 가격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이를 한 묶음으로 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 쟁점 상품간의 비교 방법

 

(1) 물리적 특성

 

     한국은 두 비교 대상의 물리적 특성이 거의 같아서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물품으로 볼 것이냐 여부는 ‘물리학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아야 하며, 소주와 수입 양주 간의 색깔 및 향에 있어서의 차이가 소비자들에게는 큰 차이로 느껴질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패널은 물리적 특성이 유사하다면 소비자들이 정부의 조치나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따른 왜곡이 없다면 이들을 잠재적 경쟁 관계로 보는 것이 통례임을 지적했다. 나아가 소주와 양주간에는 숙성과 여과상의 차이를 무력하게 하는 근본적인 물리적 유사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2) 최종 소비 형태

 

     한국은 소주와 양주는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목적으로 소비되므로 서로 경쟁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소주는 대중 음식점에서 飯酒로 소비되지만 양주는 주점이나 Bar에서 안주와 함께 마신다는 것이다. 제소국들은 주류가 경험재로서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며, 한국의 주류시장이 최근에야 개방된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인들도 차츰 양주를 마시기 시작하는 약간의 경향 증거는 소주와 양주가 대체 관계에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GATT III조2항의 적용을 위한 시장을 정의함에 있어 경쟁법상 시장의 정의를 원용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제소국들은 기업간의 경쟁 관계를 다루며 국산품과 수입품을 구별하지 않는 경쟁법에 비하여 무역법, 특히 III조는 국산품을 보호하는 차별적 정부 조치를 금지하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패널은 경쟁법은 현재의 경쟁 관계를 다룸에 비하여 무역법은 미래의 경쟁 가능성을 다르므로 더 넓은 시장개념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인정했다. 패널은 소주와 양주간에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성을 지탱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양 제품의 최종 이용에 있어서 현재적/잠재적 중복이 발견된다고 판시했다.

 

(3) 판매/유통 방식

 

     슈퍼 등 소매상을 통한 off-premise 판매/유통에는 소주와 양주간의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음식점, 주점을 통한 on-premise 유통과 관련하여 한국은 대부분의 경우 소주는 한국 음식점, 일식 및 중식당, 포장마차에서 소비되고 양주는 양식당, 바, 카페에서 소비된다고 차이를 두었다. 하지만 패널은 60곳의 카페와 양식당이 물량으로는 소주를 양주보다 2배 가량 많이 팔고 있다는 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유통 방식에 따른 차이를 부인하였다. 또한 고급 음식점과 대중 음식점을 구별하려는 한국의 시도도 너무나 가변적인 기준이라고 배척되었다. 결국 패널은 소주와 양주의 판매/유통 방식이 상당 부분 중첩되며 이러한 증거는 두 주류간의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판시했다.

 

(4) 가 격

 

     제소국측은 소주의 가격을 20% 정도 올리고 수입 양주의 가격을 최대한도로 낮출 경우 10% 정도의 소비자가 소주에서 양주로 선택을 바꾼다는 예측 조사 보고서를 패널에 제출하였다. 패널은 이 보고서가 정확한 가격의 교차 탄력성을 산출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 동안 정부 규제 하에서 왜곡된 소비자 선호가 있던 주류 시장에서도 교차 탄력성이 있다는 증거를 보임으로써 거명된 주류간의 경쟁 관계를 입증한다고 인정하였다. 패널은 현재 소주와 양주간에 상당한 가격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가 경쟁 관계를 부인할 만큼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며 소비 행태 변화를 보여주는 다른 증거를 압도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가격 정보와 가격 변화에 대한 잠재적 소비자 행태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거명된 수입 양주와 소주간의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성을 보강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5) 경쟁 관계

 

     패널은 소주와 수입 양주간에는 현재에도 약간의 경쟁 관계가 있고 양주의 소비는 증가 추세에 있는 점을 확인하였다. 패널은 한국 양조업자의 생산 및 판매 전략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보았다. 패널은 이미 상당한 경쟁 관계를 입증하는 상당한 증거가 있는 제품간의 판매 기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경쟁 관계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상당히 차별적인 두 제품이 비슷한 방법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면 잠재적 경쟁의 강한 증거가 될 것으로 인정했다. 한국은 주류 시장을 지나치게 세분화하고 있으며 패널이 보기에는 주류 유통과 관련하여 유일하게 유의미한 구분은 on premise consumption와 off premise consumption의 구별인데 소주와 양주는 모두 양 유통망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은 양 제품간의 현시점에서의 직접 경쟁성에 관한 증거 중 한국에 의해 반박되지 않은 것이 많다는 것과 잠재적 경쟁 관계의 존재를 인정하고, 물리적 특성, 최종 소비 행태, 유통 채널, 가격 등의 증거를 종합해 볼 때 소주와 양주는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상품이라고 결론 내렸다.

 

(라) 유사하지 않은 과세

 

     희석식 소주에는 35%, 증류식 소주에는 50%의 주세가 붙고 양자 공히 10%의 교육세가 부가되는 반면에, 위스키와 브랜디에는 50-100%의 주세가 붙고 리큐르를 제외한 모든 양주에 30%의 교육세가 부가된다. 모든 세금을 총합하여 보면 희석식 소주에는 38.5%, 증류식 소주와 리큐르에는 55%, 보드카, 진, 럼, 데킬라와 그 혼합주에는 104%, 위스키, 브랜디, 꼬냑에는 130%의 세금이 부과된다. 패널은 결국 희석식 소주에 비하여 위스키 등에는 3배 이상의 세금이 붙으며 이 차이는 명백히 미미한(de minimis) 수준을 넘는다고 판시했다.

 

(마) 국내 생산 보호의 목적

 

     패널은 주세 제도의 세율, 구조, 집행 양태 같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야하며 부과되는 세액의 큰 차이 자체가 국내 생산 보호의 목적을 뒷받침한다고 인정했다. 세액의 큰 차이와 함께 패널은 한국 주세 관련법의 구조가 주류를 분류함에 있어서 소주를 비롯한 국산품을 한편으로 분류하고 이와 거의 유사한 수입주를 따로 분류해서 고율의 과세를 하는 것은 국내 생산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따라서 DSU 3조8항4)이 말하는 GATT 하에서 제소국이 누려야 할 이익의 침해 내지 무효화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바) 동종 상품

 

     보드카와 소주와 동종 상품이라는 제소국의 주장에 대하여 패널은 GATT III 조 2항 첫 문장의 동종성은 좁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Japan-Alcohol 사건에서의 상소기구 판정을 상기하며 소주와 보드카가 동종 상품이라고 결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패널은 수입주와 양주가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하므로 이 결정이 본건의 최종 결론에는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지적했다.

 

3) 상소기구의 판결 요지

 

(가)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물품

 

     한국은 패널이 국산품과 수입품을 비교함에 있어 현재 직접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상품간의 비교에 그치지 않고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는 상품까지 고려하고 이들 잠재적 경쟁상품에까지 평등한 경쟁 관계에 대한 期待가 보호되어야 한다고 한 것은 법문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상소기구는 패널이 현재에 직접적 경쟁 관계가 없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잠재적 경쟁의 개념을 이용한 것이 아니고 이미 충분히 입증된 현재의 경쟁 관계에 대하여 보충적으로 잠재적 경쟁 관계를 원용하였으며 이는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물품’의 범위가 ‘동종 상품’의 범위보다 넓다는 점과 보호주의의 억제, 평등한 경쟁 조건 달성, 평등한 경쟁 관계에 대한 기대 보호라는 III조의 목적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적절한 것이며 이에 오류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론적으로 상소기구는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이라는 용어는 패널이 GATT III조2항 두 번째 문장에 따라 수입 상품과 국내 상품 사이의 경쟁적 관계를 평가할 때 고려되어야 할 요소들 중 하나로서 잠재적 소비자의 수요에 대한 증거를 설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결정하였다. 본 사건에서 상소기구는 패널이 ‘강력한 잠재적인 직접적인 경쟁 관계’를 언급함으로써 ‘현재의 직접 경쟁’에 관한 판결을 내리는 데 있어 법적 오류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상소기구는 패널이 III조 침해 여부를 분석함에 있어서 경쟁의 성질보다는 수 량화에 치중한다면 이는 당해 조세 정책의 구체적 무역 효과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데에 동의했다. 패널이 사용한 ‘경쟁의 성질’이라는 용어가 모호하고 주관적이라는 한국의 항변에 대해서 상소기구는 패널이 이것을 경쟁의 ‘양’에 대비하여 ‘질’에 해당하는 용어로 사용했다고 이해했다. 

 

     한국 주류 시장에 관한 자료가 충분한데 패널이 일본 주류 시장에 관한 자료를 고려한 것이 부당하다는 한국의 주장에 대해서, 상소기구는 경쟁과 무역에 관한 규제 환경이 비슷한 다른 나라의 소비자 행태 자료를 고려하는 것에 오류가 없다고 판시했다. 

 

     상소기구는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관계는 쟁점이 된 시장, 특히 본 사건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보여져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보았다. 또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각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도 동의하였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이것이 쟁점이 된 시장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고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즉 상소기구는 다른 시장에서의 증거가 쟁점이 된 시장의, 특히 무역 또는 경쟁에 규제 장벽에 의하여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경우, 검토에 적절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만약 다른 시장이 쟁점이 된 시장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면, 그러한 다른 시장에서 소비자 수요에 관한 증거는 쟁점이 된 시장에 어느 정도 적절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상소기구는 본 사건에서 패널이 그 논증을 하는 데 있어 일본시장을 언급한 것에는 오류가 없다고 결정하였다 

 

     한국은 패널이 소주와 각 수입 주류를 개별적으로 비교하여 경쟁 관계를 평가하지 않고 수입 주류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서 비교함으로써 수입 주류간의 중요한 차이를 간과하였다고도 상소하였다. 상소기구는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에 관하여 패널이 이러한 상품들을 ‘그룹화’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오히려 패널은 국내 상품과 수입 상품 간의 경쟁 관계를 평가하는 데 있어 희석식 소주에 집중하였다고 지적하였다. 패널은 증류식 소주는 물리적 특성이나 최종 용도 및 가격이라는 관점에서 희석식 소주와 수입 상품 간의 ‘중간단계의’ 상품이라고 생각하였다는 것이나 이러한 추정에 기초하여 패널은 만약 희석식 소주가 수입 주류와 경쟁적이라는 것을 보인다면 그 중간 상품인 증류식 소주는 수입 상품과 반드시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한’ 상품이 된다는 견해를 취하는 논증을 하였으며, 상소기구는 패널의 이러한 논증이 반대할 만한 것이 되지는 않는 다고 판시하였다.

 

(나) 국내 생산의 보호 여부

 

     한국은 소주와 양주간에는 稅前 가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주세 부과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소비자의 수요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따라서 국내 생산 보호의 방향으로 적용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소국은 ‘보호를 제공하기 위하여’란 문구의 요구 조건은 얼마나 많은 보호가 제공되었는가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조치가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지 여부와 전적으로 관련되는 것이라고 반박하였다. 만약 두 상품이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하다면 최소 기준을 초과하는 어떠한 과세 차이도 상품들간의 경쟁적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결과보다 덜 과세된 상품을 ‘보호’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단지 남아있는 문제는 보다 덜 과세된 상품이 ‘국내 상품’인지 여부라고 주장하였다. 

 

     Japan-Alcohol 사건에서 상소기구는 조세 체제가 국내 생산에 보호를 제공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는 ‘문제가 된 조치가 어떻게 적용되는가에 관한 문제’이고, 그와 같은 검토는 ‘포괄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요구한다’라고 하였다. 상소기구는 본 사건에서 패널이 이러한 접근을 따랐다고 파악하였다. 상소기구는 한국의 조치가 국내 생산에 보호를 제공하였다는 판결에서 패널은 우선 ‘한국의 주세법은 … 과세 수준에서 매우 큰 차이를 갖는다’라는 사실에 의존하였다고 보았다. 그리고 비록 패널이 과세 차이의 방대함이 문제가 된 조치가 국내 생산에 보호를 제공한다는 판결을 뒷받침하기 위해 충분히 크다고 고려하였을지라도, 패널은 또한 동 조치의 구조 및 의도를 고려하였다고 상소기구는 보았다. 

 

     세금을 포함한 가격의 큰 차이는 사실상 소비자로 하여금 이러한 제품들을 대체 가능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수입 주류를 구매할 것인지에 관한 소비자의 결정은 이러한 수입품에 부과된 높은 세금 부담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증류식 소주와 수입 주류 사이에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없다는 한국의 주장에 대하여, 상소기구는 한국이 두 상품이 이미 직접적으로 경쟁적이거나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판명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주장들은 분석 단계에 있어 잘못 놓인 것이고, 문제가 된 조치가 국내 생산에 보호를 제공한다는 패널의 판결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상소기구는 패널이 III조2항 두 번째 문장에 적시된 ‘보호를 제공하기 위하여’라는 어구를 적용하는 데 오류를 범하지 않았다고 판시하였다.

 

 

다. 해설 및 평가

 

     GATT III조2항의 적용 방법에 있어 패널은 통합 분석법을 배척하고 2단계 분석법을 채택한 Japan-Alcohol 사건의 견해를 재확인하였다. 2단계 분석법은 수입품과 국산품의 경쟁 관계(동종 상품,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물품 여부)를 먼저 판단한 후에 2차적으로 수입품에 차별적인 과세가 있었는지를 결정하는 방법이고, 통합 분석법은 경쟁 관계를 결정함에 있어서 양 제품간의 차별이 국내 생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다만 2단계 분석의 경우에 종래에는 동종 상품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에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물품인지를 확인하였으나 이 사건에서는 직접 경쟁 혹은 대체 가능 물품인지를 먼저 분석한 것이 이채롭다. 

 

     국내 생산 보호 목적 여부를 판명하기 위해 상소기구는 문제가 된 조치의 고안, 구조 및 체계(design,structure, architecture) 전반을 포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분석 방법은 Japan-Alcohol 사건에서 이미 언급되었으며 Chile-Alcohol 사건에서 보다 자세하게 제시되었다.

 

 


1)

문제가 된 주류 상품

주세율(%)

교육세율(주세에 대한 %)

총 세율

희석식 소주

35

10

38.5

증류식 소주

50

10

55

위스키류

100

30

130

브랜디 류

100

30

130

일반증류주(보드카, 진, 럼)

80

30

104

위스키 또는 브랜디가 함유된 일반증류수

100

30

130

리큐르

50

10

55

알콜분 25° 이상인 기타 주류

80

30

104

알콜분 25° 미만인 기타 주류

70

10

77

위스키류 또는 브랜디류가 알콜분

총량으로 20%이상 함유된 기타 주류

(혼합주)

100

30

130

 

2) III:2. 다른 체약국의 영역내에 수입된 체약국 영역의 산품에 대하여는 동종의 내국산품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부과되는 내국세 또는 기타 모든 종류의 내국과징금을 초과하는 내국세 또는 기타 모든 종류의 내국과징금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부과하여서는 아니된다. 또한, 체약국은 본 조 제1항에 규정된 원칙에 위배되는 방법으로 내국세 또는 기타 내국과징금을 수입산품 또는 국내산품에 부과하여서는 아니된다.

 

The products of the territory of any contracting party imported into the territory of any other contracting party shall not be subject, directly or indirectly, to internal taxes or other internal charges of any kind in excess of those applied, directly or indirectly, to like domestic products. Moreover, no contracting party shall otherwise apply internal taxes or other internal charges to imported or domestic products in a manner contrary to the principles set forth in paragraph 1.

 

3) 소주 제조법은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구분되는데, 증류식은 백미를 제외한 녹말을 함유하는 물료(物料)나 과실을 제외한 당분을 함유하는 물료, 주박(酒粕) 누룩과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증류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희석식은 백미를 제외한 녹말을 함유하는 잡곡류나 감자류, 당밀, 또는 과실을 제외한 당분을 함유하는 사탕수수 등을 원료로 하여, 발효법․ 국법․ 액체국법 및 아밀로 법 등으로 발효하여 알코올을 85℃ 이상으로 증류한 것에 물을 부어 농도를 낮춘 후 설탕․ 포도당․ 사카린․ 아미노산․ 무기염류 등을 섞어 만든 것이다. 이전에 집에서 빚던 것은 모두 증류식이고, 현재 대규모 공장에서 제조되는 것은 모두 희석식이다. 종류는 증류식의 경우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찹쌀소주․ 멥쌀소주․ 수수소주․ 보리소주․ 옥수수소주․ 밀소주 등으로 나뉘고, 첨가하는 약재에 따라 감홍로․ 이강고․ 죽력고․ 구기주․ 매실주․ 우담소주 등으로 나뉜다. 향토소주로는 안동소주․ 개성소주․ 진도홍주․ 제주민속주 등이 유명하다. 반면 희석식은 어느 원료든지 증류정제하기 때문에 주정의 함량만 다를 뿐 종류별 차이는 없다.

 

4) 3.8. 대상 협정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의무에 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 이러한 행위는 일견 명백한 무효화 또는 침해 사례를 구성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규칙위반이 동 대상 협정의 당사국인 다른 회원국에 대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됨을 의미하며, 이 경우 피소국이 제소국의 협정의무 위반주장에 대하여 반박하여야 한다.

 

 

 

 

※ 이 판례 해설 가운데 패널 판결 요지는 「통상법률」 99년 8월호에 게재된 정찬모님의 WTO 한국 주세 사건 연구를, 상소기구 판결 요지는 「주요 WTO 분쟁 패널. 상소기구 보고서 요약집」(외교통상부 업무 참고 자료 2000년 2월)에 게재된 한국-주류에

대한 세금 연구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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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은 김승호 ,  1, 2(법영사책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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