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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sylum 사건 · (Columbia v. Peru, 1950. 11. 20. 판결) 본문

2. Asylum 사건 · (Columbia v. Peru, 1950. 11. 20.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10.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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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주 페루 콜롬비아 대사관에 피신하여 망명을 요청한 페루의 정치인 Haya de la Torre에 대한 콜롬비아의 망명 허용 결정이 1928년 하바나 망명 협정 등 관련 국제법에 합치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이다.

 

1948년 10월 3일 Vitor Raul Haya de la Torre가 이끄는 페루의 미주인민혁명동맹(American People'’ Revolutionary Alliance)은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하루만에 집압되고 Haya de la Torre는 페루 당국의 수배를 피해 도피하였다. 페루 당국은 미주인민혁명동맹을 불법화하고 쿠데타 주모자를 체포하였으며 Haya de la Torre를 반란 혐의로 수배하였다. 11월 16일 페루 당국은 Haya de la Torre와 주모자에 대해 재판에 자진 출석하도록 공지하였으나 그는 자수하지 않았다. 반란 진압 직후 페루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여 헌법상의 권리를 일부 정지하였고 이는 이후 수 차례 갱신되었다.

 

 

1949년 1월 3일 Haya de la Torre는 약 3개월간의 도피 끝에 페루 주재 콜롬비아 대사관에 잠입하여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였다. 1월 4일 콜롬비아 대사는 페루 외교부 앞 공한을 통해 1928년 하바나 망명 협정 2(2)조에 의거하여 Haya de la Torre에게 정치적 망명을 부여하였음을 통지하고 그를 페루 밖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안전 통행권을 보장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1월 14일에는 1933년 몬테비데오 정치적 망명 협정 2조에 의거하여 그가 정치적 난민에 해당한다고 통지하였다.

 

페루는 이를 즉각 반박하고 Haya de la Torre를 인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양측은 특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1949년 8월 31일 이 사건을 ICJ에 회부하기로 합의하였다. 1949년 10월 15일 콜롬비아는 재판 청구서를 제출하였고 구체적으로 i) 관련 협정 및 국제법에 의거하여 콜롬비아는 망명을 부여 대상 행위에 합당한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지, ii) 이 사건에 있어 페루는 Haya de la Torre의 출국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지를 판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페루는 이에 대해 i) Haya de la Torre에 대한 콜롬비아의 망명 접수는 1928년 하바나 망명 협정 1(1)조 및 2(2)조 위반이며, ii) 콜롬비아가 동인에 대한 망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역시 위 조약 위반임을 확인하여 줄 것을 구두 변론 중에 추가로 요청하였다. 페루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콜롬비아는 i)의 경우 콜롬비아의 재판 신청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므로 수리할 수 없고, ii)의 경우 ICJ 재판 규칙에 의거하여 제출된 심리 요청이 아니며 콜롬비아의 재판 신청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므로 ICJ는 이에 대해 관할권이 없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콜롬비아가 망명 부여 국가로서 망명 부여 적합 행위에 대한 일방적이고 확정적이며 상대국을 구속하는 판단을 할 수 없으며 Haya de la Torre에 대한 콜롬비아의 망명 부여는 하바나 협정 2(2)조와 합치되지 않으나 이 협정 1(1)조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1950년 11월 판결문이 공표된 후 콜롬비아는 판결문의 의미가 불명확하다면서 Haya de la Torre의 위반 행위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합당하다고 본 주 페루 콜롬비아 대사의 판단이 정당하고 법적인 효력을 갖게 된 것인지와 콜롬비아가 Haya de la Torre의 신병을 페루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인지 해석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재판부는 판결문 해석을 요청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기각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망명 부여 대상 결정 권한 여부

 

    주권 국가인 콜롬비아가 망명을 신청한 특정인의 행위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합당한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콜롬비아는 이러한 권리를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망명 신청자의 국적국, 즉 이 사건 경우 페루가 콜롬비아의 결정에 구속되어야 하는 일방적이고 확정적인 판단을 콜롬비아가 내릴 수 있는 권한이 관련 국제법상 인정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특정 행위에 대해 콜롬비아가 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위반 행위라고 판단하되 그 판단에 페루가 구속되지 않는 것이라면 주권 국가인 콜롬비아가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반대로 페루 역시 콜롬비아의 판단에 시비할 수 있으며 양국간의 이견은 당사국들이 합의하는 방식에 의해 해결되는 것이라고 보았다(판결문 274 page). 그러나 재판부는 콜롬비아의 판결 요청 사항은 망명 신청자의 국적국 법규 위반 행위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충분한지 여부를 콜롬비아가 일방적이고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페루는 이러한 판단에 구속되어야 하는 것이 관련 국제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지 여부라고 정리하였다. 콜롬비아가 제시한 국제법은 1911년 범죄인 인도에 관한 볼리비아 협정, 1928년 하바나 망명 협정, 1933년 몬테비데오 정치적 망명 협정, 그리고 미주 국가간의 일반 국제 관습법 등이었다.

 

재판부는 범죄인 인도에 관한 볼리비아 협정과 관련한 콜롬비아의 주장이 인도(extradition)와 외교적 망명(diplomatic asylum)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인도의 경우 해당 피난자(refugee)는 위반 행위가 행해진 국가를 떠나 피난하고자 하는 국가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그에 대해 망명을 부여하는 것은 영토 주권의 정상적인 행사이며 국가의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반면에 외교적 망명의 경우, 피난자는 해당 위반 행위가 행해진 국가 내에 존재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 외교적 망명을 부여하는 결정은 행위 발생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행위 발생 국가의 관할권으로부터 위반 행위자를 이탈시키는 것이며 해당 국가의 배타적인 권한 내에 있는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주권 훼손은 각 사건 별로 확립된 법적인 근거가 없는 한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이유로 범죄인 인도에 관한 협정으로부터 이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단정하였다. 망명 사건에 인도에 관한 협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콜롬비아가 언급한 1928년 하바나 망명 협정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협정 어디에도 망명 부여국에게 망명 부여에 합당한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일방적이고 확정적으로 판단하여 망명자 국적국을 구속하게 하는 권한이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이러한 권한은 관련 당사국에 동등하게 속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특히 영토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설시하였다. 재판부는 일방적, 확정적인 판단은 망명 제도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는 콜롬비아의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였다. 재판부는 하바나 협정 자체가 망명 부여시 준수해야 할 규범을 정비하고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명백한 의도 아래 체결되다고 지적하고 그 근거로 서문과 체약국의 망명 부여 남용을 금지하고 부여시 준수해야 할 엄격한 조건을 적시한 조항을 예로 들었다.

 

콜롬비아는 정치범에 허여된 망명은 망명 부여 국가의 관행, 법규에 의해 허여된 범위 내에서 존종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하바나 협정 2조 규정을 들어 위반 행위의 망명 허여 조건 충족에 관한 콜롬비아의 관행과 법규는 페루에 대해 원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콜롬비아의 해석을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2조 규정은 망명 허여 결정이 존중되어야 하는 범위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 조항의 의미는 망명 부여 국가(state of refuge)는 자국의 관행과 법규에 의해 보장된 범위 이상으로 망명권을 행사하여서는 안되며 망명자 국적국(territorial state)은 망명이 망명 부여국의 관행, 법규에 의해서 부여되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콜롬비아는 1933년 몬테비데오 정치적 망명에 관한 협정 2조를 제시하여 위반 행위의 망명 부여 적정 여부 결정은 망명 부여 국가에 속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재판부는 이 협정 6조, 7조는 협정 비준 의무와 비준 국가에 한해 발효한다고 적시하고 있고 페루는 이 협정을 비준한 바 없으므로 이 협정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확인하였다.

 

콜롬비아는 끝으로 미주 국가간의 일반적인 국제 관습법상 망명 부여 국가가 해당 행위의 망명 부여 적정 여부를 결정할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ICJ 헌장 38(1)조에 재판부는 법으로 수용된 일반적인 관행의 증거로서의 관습에 의거하여 판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관습의 존재를 주장하는 콜롬비아가 관련 국가가 (망명 부여국의 망명 적합 행위 판단권을) 항시 일관되게 시행하여 왔으며 이러한 시행이 해당 권리가 망명 부여 국가에 속하는 권리이자 망명자 국적국의 의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콜롬비아는 이러한 관행의 존재 근거로서 다수의 범죄인 인도에 관한 사례를 제시하였으나 재판부는 전술한 바와 같이 인도와 망명은 별개의 것이라고 일축하였다. 콜롬비아는 정치적 망명에 관한 사례도 다수 제시하였으나 재판부는 위반 행위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합당한지는 망명 부여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며 망명자 국적국이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판례는 없다고 기각하였다. 콜롬비아는 1933년 몬테비데오 협정은 정치적 망명에 관한 미주 국가간의 관행을 성문화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재판부는 이 협정을 비준한 국가가 수개국에 불과하여 콜롬비아의 주장이 논거가 취약하고 몬테비데오 협정 서문은 기존 하바나 협정을 수정한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콜롬비아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상의 심리를 토대로 재판부는 망명 부여 국가로서 콜롬비아는 망명자의 위반 행위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적합한지를 일방적이고 확정적으로 결정하고 페루를 이에 구속시킬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판시하였다(판결문 16 page).

 

2) 페루의 출국 보장 의무 여부

 

    콜롬비아는 하바나 망명 협정 2조에 망명 부여 국가의 외교관은 망명자의 출국에 필요한 보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페루는 이 사건에 있어 Haya de la Torre의 페루 출국에 필요한 보장을 해야 한다고 판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또 다른 근거는 콜롬비아의 망명이 하바나 협정 1(1)조규정에 맞게 적법하게 부여되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재판부는 하바나 협정 2조의 문장 구조 및 순서상 망명자 국적국 정부가 해당 망명자를 자국 영토 밖으로 최단 시간 내 송출할 것을 요구하면 그 다음에(in return) 망명을 부여한 국가의 외교관은 안전한 출국 보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망명 신청자의 영토 외 송출을 요청할 지 여부는 국적국의 선택으로서 국적국이 송출 요구를 선택한 이후에야 안전 출국 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고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망명 신청자를 접수한 외교 기관이 동인의 신속한 이송을 희망하고 망명자 국적국 정부도 망명 신청자를 신속히 영토 외로 송출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나 이러한 관행이 안전 출국 보장을 요청받은 망명자 국적국이 이 요구를 수용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논시하였다. 이 사건 경우 페루는 Haya de la Torre의 자국 영토 외 송출을 요구한 바 없었다. 따라서 재판부는 콜롬비아는 페루에 대해 Haya de la Torre의 안전 출국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할 권한이 없다고 판시하였다(판결문 17 page).

 

3) 콜롬비아의 하바나 협정 1, 2조 위반 여부

 

    페루는 콜롬비아가 Haya de la Torre의 망명 요청을 수용한 것이 1928년 하바나 망명 협정 1(1)조 및 2(2)조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콜롬비아는 페루의 주장은 당초 재판 청구서의 주요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수리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였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하였다. 재판부는 페루가 Haya de la Torre의 안전한 출국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는 근거로 콜롬비아가 제시한 두 가지 근거 중 하바나 협정 1조에 합치된다는 망명 부여의 적법성이 바로 페루의 주장과 긴밀하게 연관된다고 지적하였다. 페루는 콜롬비아가 하바나 협정 1조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콜롬비아는 1조를 준수하였으므로 망명 부여가 적법하고 적법한 망명이므로 페루가 출국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므로 두 주장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콜롬비아가 하바나 협정 1(1)조를 위반하였다는 페루의 시비를 심리하기 위해 우선 이 조항상의 망명 부여(grant of asylum)란 망명을 접수한 순간에 종료되는 순간적인 행위가 아니라 망명 신청자가 해당 공관에 존재하는 동안 지속되는 보호 상태를 논리적으로 포함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콜롬비아가 하바나 협정 1(1)조를 위반하였다는 페루의 시비에 대해 일반 범죄로 고발당한 자에 대해서는 망명을 부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은 페루에 있으며 페루가 제시한 증거로 볼 때 Haya de la Torre가 고발당한 것은 쉽게 알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고발당한 사유가 일반 범죄인지는 입증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하였다. 페루가 제출한 증거로 볼 때 Haya de la Torre는 반란 죄목뿐이며 반란이 일반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페루가 입증하지도 않았고 반란은 일반 범죄가 아닌 점이 페루의 군형법에 명기되어 있다고 확인하였다. 따라서 하바나 협정 1(1)조 위반이라는 페루의 시비는 기각하였다. 재판부는 아울러 페루가 Haya de la Torre의 신병 인도 의무가 콜롬비아에 있다는 것을 주장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하바나 협정에 일반 범죄자에 대해서는 인도 의무를 적시하였으나 정치범에 대해서는 인도에 관한 규정이 하바나 협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음을 환기하였다(판결문 280 page).

 

콜롬비아가 하바나 협정 2(2)조를 위반하였다는 페루의 시비에 대해 재판부는 우선 하바나 협정의 서문을 볼 때 협정의 목적은 체약국이 망명 부여시 준수해야 할 규범을 수립하는 것이며 협정이 의도하는 바는 망명 제도의 신뢰도와 유용성을 훼손하는 망명 남용을 종식시키려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협정 2조는 정치범에게 부여되는 망명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들 조건은 망명자 국적국(territorial state)에게 (망명 부여가 남용되지 않았다는) 확실한 보장을 제공하는 한편 이들 조건이 정당하게 충족되는 한 망명 접수 결정을 망명자 국적국이 존중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논설하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해당 조항의 조건을 준수하여 망명이 부여되었음은 망명 부여 국가, 즉 콜롬비아가 입증해야 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Haya de la Torre가 망명을 신청한 것은 반란 시도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이므로 일견(prima facie) 긴급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언급하였다. 콜롬비아는 반란, 폭동, 봉기 등에 대해서는 정식의 사법 절차가 아닌 즉결 심판으로 처결하도록 공포되었음을 환기하고 사법 당국을 행정부에 종속시킴으로써 정당한 사법 절차에 위기가 발생한 것이 긴급성 요건을 충족한다는 취지로 항변하였다. 재판부는 정치적 위반 행위로 고발된 것만으로는 망명을 부여할 수 없다고 보았다. 망명은 사법 절차의 운영과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며 다만 사법 심판이라는 허울 속에 자의적인 조치가 법의 지배를 대체하는 경우, 예를 들어 사법 제도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부정부패한 방식으로 이용될 때에는 예외적으로 부당한 사법 절차에 대한 망명 부여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하바나 협정 2(2)조에 규정된 망명자의 안전이란 정부의 자의적인 조치로부터의 보호된다는 의미이며 망명 신청자는 법의 보호를 향유할 권리가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법규의 정상적인 적용을 부인하거나, 합법적으로 구성된 법원의 관할권의 부적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하였다. 재판부는 망명이 특권, 면제와 혼동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였다.

 

재판부는 페루의 계엄령으로 인해 기본권이 제약되기는 하였으나 사법 당국을 행정부에 종속시키는 조치는 없었으며 반란, 폭동 등의 즉결 처분 조치도 공표 이후 발생한 사안에 적용되는 것이지 Haya de la Torre에게 소급하여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재판부에 제출된 다양한 증거에 의해 확인된다고 언명하였다. Haya de la Torre가 출석이 요구된 페루의 법원은 페루 대법원의 휘하에 있는 사법부의 정상적인 조직이었다고 확인하기도 하였다.

 

재판부는 하바나 협정이 정상적인 재판 절차 대상인 정치범에 대해 망명을 부여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은 타국 내정에 대한 불간섭을 중요한 원칙으로 준수하여 온 미주 국가간의 관행과도 부합한다고 지적하였다. 재판부는 아울러 콜롬비아가 제시한 사례 중 망명자 국적국의 정당한 사법 절차를 부인하고 부여된 망명을 망명국 정부가 적법하다고 인정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없다고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이상의 심리를 토대로 Haya de la Torre에 대한 콜롬비아의 망명 허용은 하바나 협정 2(2)조상의 긴급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하바나 협정 2(2)조는 망명은 필수 불가결한 기간만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1949년 1월 3일 Haya de la Torre의 망명 신청 즉시 망명을 허여하고 1월 14일, 2월 12일 외교 공한을 통해 콜롬비아 정부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적합한 위반 행위인지 여부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천명하고 안전한 출국 보장을 요청한 것은 Haya de la Torre가 정상적인 사법 절차에 회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보호하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재판부는 Haya de la Torre에 대한 콜롬비아의 보호는 페루의 사법 절차로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된다고 밝히고 따라서 1947년 1월 3일부터 페루와 콜롬비아가 이 사건을 ICJ에 회부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Haya de la Torre에게 부여된 콜롬비아의 망명 허용은 하바나 협정 2(2)조에서 인정되지 않는 이유로 연장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4) 판결문 해석에 관한 쟁송

 

    1950년 11월 20일 ICJ가 판결문을 공표한 당일 콜롬비아는 ICJ 헌장 60조에 의거하여 판결문의 해석을 요청하는 청구서를 ICJ 사무국에 제출하였다. 콜롬비아 요청의 골자는 첫째, Haya de la Torre의 행위가 망명을 부여할만한 행위에 합당하다고 판단한 주 페루 콜롬비아 대사의 판단에 법적인 효력을 부여하는 것으로 판결문을 해석해야 하는지와 둘째, 페루는 Haya de la Torre의 신병 인도를 요구할 자격이 없으며 이러한 요구가 있더라도 그를 인도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판결문을 해석해야 하는지, 셋째 콜롬비아가 하바나 협정 2(2)조를 위반했다고 재판부가 판결하였으므로 페루의 신병 요구가 없더라도 그를 인도해야 할 의무가 콜롬비아에게 있다는 것인지였다. 페루는 원 판결문은 매우 명료하며 추가적인 해석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원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특정 행위에 대해 콜롬비아가 망명을 부여할 수 있는 위반 행위라고 판단하되 그 판단에 페루가 구속되지 않는 것이라면 주권 국가인 콜롬비아가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였고(판결문 274 page) 하바나 협정 1(1)조 위반이라는 페루의 주장을 기각하였으므로(원 판결문 288 page) 콜롬비아 대사의 망명 합당 행위라는 판단은 정당한 것 아니냐는 것이며 재판부가 Haya de la Torre의 인도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해석 요청 심리에 앞서 ICJ 헌장 60조의 규정상 해석 요청은 판결문의 의미와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지 (원 판결문에서) 결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한 답변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판결문의 의미와 범위에 관해 당사국간의 분쟁이 있어야 한다고 확인하였다. 첫째 요청의 경우 재판부는 콜롬비아의 의도가 주 페루 콜롬비아의 대사의 판단이 정당하고 법적인 효력을 갖는 것임을 확인하려는 것이나 이 문제는 원 판결에서 콜롬비아가 제기하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특정 행위가 망명을 부여하기에 합당한지를 망명 부여 국가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견지에서 언급한 것이지 Haya de la Torre의 경우를 특정하여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설파하였고 하바나 협정 1(1)조 위반이 아니라는 것도 Haya de la Torre가 일반 범죄로 고발당했다는 것을 페루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일 뿐 이 외의 사항에 대해 원 재판부가 결정한 것은 없다고 설명하였다.

 

둘째와 셋째 사항, 즉 인도 여부에 대해서 재판부는 이 문제는 원 재판에서 양 당사국 모두 제기하지 않은 사항이며 원 판결문은 이에 대해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었다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콜롬비아의 해석 요청 목적은 해석이라는 간접적인 수단을 통해 원 재판에서 당사국에 의해 요청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결정을 획득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해석은 원 판결문의 한계를 넘어 설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ICJ 헌장 60조의 규정상 해석 요청은 당사국간 분쟁이 있어야 제출할 수 있으나 분쟁이란 특정 사항에 대한 당사국간의 입장의 차이가 있어야 하며 일방 당사국은 명료하지 않다고 보는 반면 타방 당사국은 지극히 명료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은 분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정리하고 ICJ 헌장 60조의 해석을 요청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시하였다.

 


1)1911년 카라카스에서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페루 간에 체결된 다자 협정

 

2) 1928년 2월 20일 서명 및 1929년 5월 21일 발효한 중남미 국가간의 다자 협정.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코스타리카, 에쿠아도르, 엘살바도르, 구아테말라, 하이티, 온두라스, 멕시코, 파나마, 파라구아이, 우루과이, 도미니카 등이 비준

 

3)  The Governments of the States of America, being desirous of fixing the rules they must observe for the granting of asylum,....(서문)

It is not permissible for States to grant asylum in legations, warships, military camps or military aircraft, to persons accused or condemned for common crimes, or to deserters from the army or navy.(1조)indispensable for the person who has sought asylum to ensure in some other way his safety.(2조)

Asylum may not be granted except in urgent cases and for the period of time strictly

 

4)  2. The judgment of political delinquency concerns the State which offers asylum.

하바나 망명 협정을 일부 수정, 보완한 미주 국가간의 다자 협정

 

5) 6. The present Convention shall be ratified by the High Contracting Parties in conformity with their respective constitutional procedures.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of the Republic of Uruguay shall transmit authentic certified copies to the governments for the aforementioned purpose of ratification. The instrument of ratification shall be deposited in the archives of the Pan American Union in Washington, which shall notify the signatory governments of said deposit. Such notification shall be considered as an exchange of ratifications.

 

6)  7. The present Convention will enter into force between the High Contracting Parties in the order in which they deposit their respective ratification.

 

7)  1. The Court, whose function is to decide in accordance with international law such disputes as are submitted to it, shall apply:

a. international custom, as evidence of a general practice accepted as law;

 

8)  2. Asylum granted to political offenders in legations, warships, military camps or military aircraft, shall be respected to the extent in which allowed, as a right or through humanitarian toleration, by the usages, the conventions or the laws of the country in which granted and in accordance with the following provisions: .....

Third: The Government of the State(망명자 국적국을 의미함, 저자 주) may require that the refugee be sent out of the national territory within the shortest time possible; and the diplomatic agent of the country who has granted asylum may in turn require the guaranties necessary for the departure of the refugee with due regard to the inviolability of his person, from the country.

 

9)  1. It is not permissible for States to grant asylum in legations, warships, military camps or military aircraft, to persons accused or condemned for common crimes, or to deserters from the army or navy.

 

10)  2. Asylum may not be granted except in urgent cases and for the period of time strictly indispensable for the person who has sought asylum to ensure in some other way his safety.

 

11) 60. The judgment is final and without appeal. In the event of dispute as to the meaning or scope of the judgment, the Court shall construe it upon the request of any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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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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