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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Interhandel 사건(Switzerland v. US, 1959. 3. 21. 판결) 본문

13. Interhandel 사건(Switzerland v. US, 1959. 3. 21.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 10. 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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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미국이 스위스계 독일 기업의 자회사를 적성국교역법에 의거하여 몰수한데 대해 스위스가 해당 기업은 이미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과의 관계를 절연하여 적성국교역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한 사건이다.

 

미국은 적성국교역법에 의거하여 1942년 2월 미국 회사인 General Aniline and Film(GAF)이 적성국인 독일 회사 IG Farben의 소유이거나 지배, 통제 하에 있다는 이유로 GAF사의 주식 대부분을 몰수하였다.

 

1940년까지 IG Farben이 스위스 회사 IG Chemie를 통해 GAF를 소유, 지배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스위스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참전 전인 19406월에 이미 IG ChemieIG Farben과의 관계를 절단하고 회사명도 Interhandel로 바꾸었다. InterhandelGAF의 주식 중 90%를 소유하고 있었다. 스위스는 미국, 영국, 프랑스와 협의하여 19452월 스위스 내 독일 자산을 동결하였고 스위스 내 은닉된 독일 자산의 색출 작업을 맡게 되었다. 스위스 조사 당국은 Interhandel이 독일과의 관계를 청산하였으므로 자산 동결 대상이 아니라고 19457월 확인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Interhandel이 여전히 독일과 관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자산 임시 동결과 재조사를 요청하였고 스위스는 재조사를 시행하여 독일과 무관한 기업임을 다시 확인하였다. 그러나 자산 동결은 계속 유지되었다.

 

19465월 스위스, 미국, 영국, 프랑스는 각국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와 협력하여 스위스가 자국내 독일 자산을 색출, 처리(liquidation)한다는 워싱턴 약정을 체결하였고 약정의 적용이나 해석에 관한 분쟁은 중재에 회부하기로 하였다. Interhandel에 관한 2차례의 조사 결과를 심리한 공동위원회는 독일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수용하지 않았으며 스위스는 Interhandel의 항의에 따라 19481월 자산 동결을 취소하였다. 194854일 스위스는 미국에 대해 몰수된 InterhandelGAF 주식을 반환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미국은 1948726일 이를 거절하였다. 이후에도 수차례 양국간에는 이 문제로 외교 공한이 교환되었으나 미국은 끝내 주식 반환은 물론 이 사건을 워싱턴 약정에 따라 중재에 회부하자는 스위스의 요청도 거부하였다. 적성국교역법에 따라 몰수된 적성국 자산의 반환은 미국 법원의 판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Interhandel194810월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결국 스위스는 1957102일 이 사건을 ICJ에 제소하였다. 주청구는 미국이 Interhandel의 몰수된 자산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하여 달라는 것이었고 대체 청구로 미국이 이 사건을 중재에 회부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미국은 ICJ는 이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이 없다는 선결적 항변을 제기하였다.

 

 

. 주요 쟁점 및 판결

 

1) 미국의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 이전 사건

 

    미국은 1946년 8월 26일 ICJ 강제 관할권을 수용하였으나 수용 선언문은 '차후에 발생하는(hereafter arising) 모든 법적 분쟁에서 ICJ 관할권을 수용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1946년 8월 26일 이후에 발생하는 법적 분쟁에 한해 ICJ 강제 관할권을 수용한 것이며 이 사건은 이미 1945년 중반에 발생하였으므로 ICJ는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요체는 미국 내 Interhandel 자산의 반환으로서 이는 194854일 스위스가 미 국무부에 요청한 내용이고 이에 대해 미국은 1948726일 이를 최초로 거부하였으므로 이 분쟁의 발생 시점은 1948726일이라고 보았다.

 

19481월 스위스 당국이 Interhandel의 비적국성을 확인하고 스위스 내 동결된 자산을 해제하고 미국 내 몰수된 자산도 반환하여 줄 것을 최초로 제기한 것이 19485월이며 이에 대해 미국이 7월에 거절하였고 이후 수차례 공한 교환이 있었으나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재판부는 정리하였다. 미국은 이미 1945년 중반부터 스위스와 미국 및 공동위원회간에 이 건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고 반박하였으나 재판부는 당시 교환된 의견은 Interhandel의 적국성에 대한 스위스와 공동위원회의 조사 결과 및 평가에 대한 의견 교환이었으며 특별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지적하였다.

 

재판부는 분쟁 자체와 분쟁에 이르게 된 사실과 상황을 혼동해서는 안되며 스위스 내 독일 자산 처리를 위한 스위스와 공동위원회간의 협조와 관련된 사정은 미국이 제기한 (사건 발생 시점으로 인한) 관할권 항변의 해결과 무관한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1946826일 이전의 스위스 당국의 Interhandel 적국성 조사, 자산 잠정 동결, 적국성 여부에 대한 스위스와 공동위원회간의 의견 불일치 등은 미국내 Interhandel 자산 반환이라는 이 사건에 이르게 되는 사실이나 상황이지 그 자체가 분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건 분쟁은 스위스와 미국간 공한 교환에 의해 분명하게 정해졌고 미국이 1948726일 스위스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분쟁이 발생한 것이므로 미국의 ICJ 관할권 수용 선언에 적시된대로 1946826일 이후에 발생한 분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관한 미국의 선결적 항변 주장은 기각되었다(판결문 21~22 page).

 

2) 스위스의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 이전 사건

 

    스위스는 1948728ICJ 강제 관할권을 수용하였으나 미국의 선언과 달리 특정일 이후에 발생하는 분쟁에 한해 관할권을 수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ICJ 관할권 수용은 동등한 의무를 수용한 국가에 대해 상호주의로 성립하는 것이므로 비록 스위스 선언문에 시기에 관한 언급이 없으나 미국 선언문에 (수용 선언일) '이후에 발생하는(hereafter arising)' 분쟁에 적용된다고 적시되어 있는 만큼 상호주의에 따라 스위스도 미국과 관계되는 한 (수용 선언일) 이후에 발생하는 분쟁에 한해 ICJ 강제 관할권이 적용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양국은 모두 수용 선언일 이후에 발생하는 분쟁에 한해 ICJ 강제 관할권이 적용되는데 스위스의 수용 선언일 1948728일이 미국 선언일보다 늦으므로 스위스 선언일 이후 발생 분쟁만이 ICJ 관할 대상이라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설사 재판부가 미국이 스위스 제안을 거부한 1948726일을 분쟁 발생일이라고 본다 하더라도 이는 스위스 선언일 이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ICJ 관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스위스가 피소국이라면 1946826일 이후 1948728일 이전에 발생한 분쟁에 대해 상호주의에 의거하여 미국과 마찬가지로 관할권 수용 선언일 이전에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ICJ의 관할권을 부인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관할권 수용 선언상의 상호주의란 자신의 수용 선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상대국 수용 선언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을 원용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스위스가 미국에 대해 주장할 수는 있으나 미국이 스위스에 대해 주장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였다. 이 사건 경우처럼 상대국이 수용 선언에 명기하지 않은 유보 사항을 자신의 수용 선언을 이용하여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미국의 이러한 선결적 항변을 기각하였다(23 page).

 

3) 국내 관할권

 

    미국은 Interhandel의 미국내 자산 몰수 및 유치는 미국의 국내 관할권에 속하는 문제이므로 ICJ의 관할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하였다. 미국은 전시의 적성국 자산 몰수 및 유치는 몰수국의 국내 관할권에 속한다는 것이 국제법 원칙이며 이와 관련된 다수의 판결을 제시하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은 문제의 Interhandel 자산이 적성국 자산인지 중립국 자산인지 여부로서 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적성국 자산이라는) 미국의 결정이 최종적이거나 시비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하였다.

 

4) 국내 구제 미소진

 

    미국은 Interhandel이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으므로 ICJ는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이는 관할권 존부가 아니라 수리 가능성(admissibility)에 관한 주장이라고 이해하고 미국내 재판 동향을 살펴 보았다. 스위스가 이 사건 재판을 신청한 1957102일 이후인 1958616일 미 대법원은 Interhandel의 청구를 기각한 2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하여 다시 심리토록 하였다. Interhandel은 미 법원에서 자신의 자산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 소송은 진행중이었다. 재판부는 국제 재판 이전에 국내 구제 절차를 소진해야 하는 것은 확립된 국제법 원칙이라고 인정하였다. 국제법 위반이 시비된 분쟁을 국제 재판부에 회부하기 이전에 위반 행위가 발생한 국가에게 자신의 사법 체계 내에서 이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원칙은 널리 수용되어 왔다고 언급하였다.

 

스위스도 이를 시비하지는 않았다. 스위스는 미국 스스로 Interhandel이 미국내 사법 절차를 소진하였다고 인정하였으므로 ICJ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미 국무부가 스위스에 보낸 공한에 이와 같은 언급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하는 주장이었는데 당시 Interhandel이 제기한 미국내 소송이 진행중이었으나 미국의 실수로 공한에 이와 같은 언급이 기재되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인정하고 스위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스위스는 적성국교역법상 미 법원은 국제법에 의거하여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하였으나 재판부는 필요하다면 국제법을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미 법원의 증언을 제시하면서 스위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스위스는 1948년 1월 Interhandel이 적성국이 아니라는 스위스 당국의 조사 결과는 워싱턴 약정에 의거한 국제 사법적인 판단으로서 미국이 이를 집행하지 않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므로 국내 구제 절차 소진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1948년 1월 스위스 당국의 결정은 Interhandel이 독일과 무관하다는 이전의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스위스 내 자산 동결을 취소한 것이나 이 사건은 미국 내 Interhandel 자산의 반환과 관련된 것이며 1948년 1월 스위스 당국의 결정에 관한 스위스의 주장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그러한 주장이 이 사건이 국내 구제 절차 소진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성격임을 부정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하였다.

 

이상의 심리를 토대로 재판부는 스위스가 미국의 국내 구제 절차를 소진하지 않았으므로 ICJ가 심리할 수 없다는 미국의 항변을 수용하였다(27~29 page).


1) 적성국과의 교역을 제한, 금지, 감시하거나 관련자의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고 1917년에 제정된 미국법. 현재에도 적용중이며 유일한 적용 국가는 쿠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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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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